쌀쌀해지니 어김없이 "에취"…알레르기 뿌리 뽑는 법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에취!에취!"

A씨는 오늘도 줄줄 흘러 나오는 콧물을 닦으며 재채기하기에 여념이 없다. 올 여름 콧물, 재채기라고는 구경도 못했지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곧바로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A씨의 이 같은 증상은 봄과 가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온다. 꽃가루가 날리거나 건조하고 일교차가 커지면 알레르기 질환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알레르기는 인체에 해로운 물질인 알레르기 항원이 체내에 들어왔을 때 과민한 면역 반응으로 나타난다.

가장 흔한 항원은 바로 봄가을 환절기에 날리는 꽃가루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들의 비율이 급속도로 증가한다.

꽃가루는 봄에만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가을철에도 쑥이나 돼지풀 같은 잡초로 인한 꽃가루도 많다.

안진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는 매우 다양한 종류로 발현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천식, 두드러기"라며 "알레르기 비염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 알레르기 천식은 쌕쌕거리는 천명음, 호흡곤란과 같은 여러 가지 증상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 증상은 심하면 전신에 열감, 피로감, 통증과 같은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특히 밤이나 새벽에 심해지고 찬 공기, 건조한 공기, 담배, 운동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아나필락시스'다. 급성 알레르기 쇼크인 아나필락시스는 특정한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접촉했을 때 신체에서 과도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전신에 심각한 반응을 초래하기도 한다.

안 교수는 "갑자기 두드러기가 나면서 호흡곤란이 오거나 구토, 설사, 실신 등 여러 가지 증상을 동반할 수 있으며 심각할 경우 생명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나필락시스는 매우 위험한 상황인 것은 맞지만 사전에 그 대처법을 미리 알고 있다면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나에게 어떤 알레르기 항원이 있는지, 어떤 증상이 발현되는지 검사를 통해 명확해진다면 자가 주사 요법으로 아나필락시스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 치료의 핵심은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 항원을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다.

안 교수는 "알레르기질환의 기본적인 치료는 회피요법"이라며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인 항원을 찾아 유발 물질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피해야 하는 알레르기 항원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회피요법은 우리 주변의 여러 알레르기 항원을 모두 피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때는 증상을 조절하는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같은 약물로 대증치료를 시행한다.

알레르기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면역치료도 고려해 볼 만하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을 몸에 반복적으로 투여해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안 교수는 "우리 몸의 체질을 변화시키는 치료이기 때문에 보통 3년에서 5년 정도로 꾸준히 노력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치료 효과가 굉장히 좋고 치료 후 삶의 질도 크게 향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눈, 코뿐만 아니라 전신 증상이 심하거나 기관지 증상까지 있는 경우라면 면역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안 교수는 "무슨 병이든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조금이라도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알레르기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