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독감 꺾이나 싶더니…'마이코플라스마' 역대급 유행
코로나·독감 감소세지만 동절기 대비 백신 동시 접종 권고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전년 比 14.8배…"중증 환자는 안 늘어"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올 여름 들어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코로나19가 8월 중순 정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내리막을 걷고 있다. 또 유행 시기가 아님에도 코로나19와 함께 꿈틀대던 인플루엔자(독감)도 안정세를 되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여전히 '역대급 유행'을 지속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7주(9월 8~14일) 코로나19 표본감시 입원환자 수는 349명으로 36주(549명) 대비 36.4% 감소했다.
유행 양상을 살펴보면 32주 1360명에서 33주 1452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34주 1163명→35주 837명→36주 549명→37주 349명으로 4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올 여름 정점을 찍었을 때보다 약 76%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19 병원체 검출률도 33주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37주(18.5%)에는 전주(25.7%) 대비 7.2%p 줄었다.
유행철이 아니지만 코로나19와 함께 증가세를 보이던 독감 환자 수도 다시 안정세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37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 수(의사환자분율)는 5.1명으로 집계됐다.
유행 흐름을 살펴보면 코로나19 환자 수가 정점을 찍었던 33주 독감 의사환자분율도 10.2명으로 올 여름 들어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한 후 34주 9.9명→35주 7.8명→36주 6.1명→37주 5.1명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37주 의사환자분율(13.1명)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19는 여름철과 겨울철에 유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독감은 보통 9월 중순부터 유행기준에 근접하고 겨울철에 본격적인 유행에 접어드는 패턴을 보인다"고 말했다.
독감과 함께 보통 동절기에 큰 유행 양상을 보이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철 지난 유행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세균성 입원환자 감시 현황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환자는 34주 1121명→35주 1103명→36주 1067명으로 줄어들다 37주 1110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역대급으로, 지난해 37주 환자 수인 75명 대비 무려 14.8배나 높은 수치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8년 174명보다도 6.37배 높다.
질병청 관계자는 "전문가들과 회의를 해보면 코로나19 때 한번 크게 유행을 하고 지나갔어야 하는데 전혀 유행하지 않았고 지난해에도 유행 없이 지나가다 보니 이런 양상을 보이는 것 같다는 의견을 주신다"며 "원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겨울 사이에 크게 유행을 하고 봄철에 두 번째 피크가 오는 형태로 지나가는데 몇 년 간 이 패턴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하나의 검체로 여러 질환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다중진단) 실시간 PCR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일부 영향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질병청은 마이코플라스마 환자 수는 폭증했지만 중증 환자 수는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자문회의를 해보면 감염자 수는 많지만 중증 환자는 별로 없다고 해서 대책반을 꾸리지는 않고 치료 지침을 홍보하고 자문회의를 하면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코로나19와 독감도 당장 환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고 했다. 동절기에 유행을 하는 호흡기 감염병 특성상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도, 독감도 지금은 좀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지만 호흡기 감염병은 다시 동절기에 유행할 가능성이 있어서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방역당국은 동절기 대비 예방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독감 백신 동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는 독감에 감염될 경우 중증화 위험이 큰 6개월~13세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다음달 11일부터 시행된다.
질병청 관계자는 "동시 접종은 면역원성과 안전성이 확인되었고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특히 고령층은 동시 접종하길 적극 권고한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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