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꺾이자 '모기' 기승…말라리아·일본뇌염 매개체 급증
바이러스 감염시 두통, 발열 등 증상…예방백신 접종해야
방역당국 "진한향수, 화장품 사용 자제…모기기피제 사용해야"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기록적인 폭염이 꺾이고 초가을에 들어서면서 모기가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통상 날씨가 추워지면 개체 수는 감소하지만, 모기들은 추위를 피해 집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모기에 더 잘 물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1일 이희일 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 과장은 "이달 말 정도가 되면 바깥 기온이 낮아지게 되는데 이 시기는 모기들이 바깥에서 활동하기에 좋지 않은 온도"라며 "모기들은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그래서 집 안으로 모기가 많이 들어오게 되고 모기에 물리는 사람이 여름보다도 많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이번 폭염에 모기가 많이 줄어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도심 지역에서는 모기 수가 일부 감소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열이 크게 올라 모기 유충이 살고 있는 땅에 생긴 물웅덩이나 개울물이 금방 말라버렸기 때문이어서다. 그는 "도심은 열섬 현상이 있어서 일반적으로 모기를 채집하는 지역보다 기온이 훨씬 높을 수 있다"고 했다.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고 온열질환자가 늘어났던 8월 초부터 모기 검출 수는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말라리아 매개 모기 검출 수는 35주차(8월25일~31일) 7.8개체로 지난해 같은기간 5.5개에 비해 증가했다. 말라리아 모기 검출 수는 31주차(7월28일~8월3일) 5.8마리, 32주차(8월4일~10일) 7.8마리, 33주차(8월11일~17일) 8.6마리, 34주차(8월18일~24일) 6.9마리로 수치가 늘었다.
일본뇌염 모기 검출 수는 32주차 298마리, 33주차 351마리, 34주차 357마리, 35주차 322마리로 증가세를 보여왔다. 특히 36주차 일본뇌염 모기 검출 수는 339마리로 지난해 212마리에 비해 163개체 증가했다.
일본뇌염은 암갈색 소형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매개한다. 논, 미나리밭, 동물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며,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한다. 국내에서는 주로 10월까지 활발하게 활동한다.
특히 지난달 29일에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일본뇌염 환자 2명이 동시에 확인돼 방역당국에서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하기도 했다.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 두통 등이 나타나며, 고열, 발작, 착란, 경련 등 증상이 나타나난다. 뇌염에 걸릴 경우 치사율은 20~30%에 달하며, 30~50%는 손상 부위에 따라 신경계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
일본뇌염은 효과적인 백신이 있어서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2011년 이후 출생자는 표준 예방접종 일정에 맞춰 접종할 것이 권고된다. 불활성화 백신의 경우 총 5회, 생백신은 총 2회 접종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과거 일본뇌염 예방접종 경험이 없는 18세 이상 성인 중 위험지역(논, 돼지 축사 인근)에 거주하거나 전파시기에 위험지역에서 활동할 예정인 경우, 비유행지역에서 이주해 국내에 장기 거주할 외국인, 일본뇌염 위험국가 여행자 등에 대해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모기가 활동하는 야간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밝은 옷, 품이 넓은 옷을 착용하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을 자제하고 방충망과 모기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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