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추석 송편, 이 환자에겐 '그림의 떡' 일 수 있다

소에 따라 영양소 섭취 달라져…팥·콩엔 칼륨 많아
콩팥 환자라면 깨 송편 추천…5개 280㎉로 열량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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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민족 고유 명절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을 꼽으라면 단연 송편을 떠올릴 것이다. 쌀가루에 쑥, 치자 등을 섞어 반죽에 색을 내고 팥, 깨, 콩 등 다양한 소를 넣어 만든 송편은 맛도 맛이지만 다양한 맛을 골라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재미만 생각해선 안 된다. 어떤 소로 채워진 송편을 먹느냐에 따라 섭취하는 영양소가 달라지기 때문에 건강 상태에 따라 가려 먹어야 할 송편이 무엇인지 주의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국민건강지식센터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멀리하는 콩에는 리신, 이소루신 등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또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기도 하다.

더불어 콩에는 나트륨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데 도움을 주는 칼륨도 많이 함유돼 있고, 또 많은 식이섬유는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장운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 변비에도 좋다.

또한 콩 속에 함유돼 있는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해 중년 여성의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유난히 인기가 좋은 소인 깨에는 의외로 칼슘이 많이 함유돼 있다. 칼슘 섭취가 부족하면 골밀도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과 개선을 위해선 칼슘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참깨 100g에는 100mg 이상의 칼슘이 함유돼 있는데, 참깨 송편 100g에는 약 70mg의 칼슘이 들어 있다. 이는 같은 양의 우유에 들어 있는 칼슘의 약 77%에 이른다.

모든 연령대의 사랑을 받는 팥도 칼슘 함량이 높다. 팥 송편 3~4개를 먹을 경우 요구르트 3분의 2개에 해당하는 칼슘을 섭취할 수 있다.

또 팥에는 칼륨도 많이 함유돼 있다. 이뇨작용에 도움을 주는 사포닌도 소량 들어 있다.

더불어 비타민 B1이 풍부해 식욕 부진 해소와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팥 겁질에는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 완화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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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영양소들이 모든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특히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신장질환자들은 송편에 어떤 소가 들었는지 잘 살펴보고 섭취해야 한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칼륨이 배설되지 못하는데 송편의 소로 주로 사용하는 팥과 콩에는 칼륨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신장 기능 저하자가 칼륨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혈중 칼륨 농도가 올라가고, 이로 인해 부정맥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 심장마비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콩이나 팥이 든 송편보다는 깨 송편을 먹는 것이 좋다.

또 송편을 먹을 땐 칼로리도 신경써야 한다. 송편이 의외로 칼로리가 높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송편 5개의 열량은 280㎉으로 250g 기준 쌀밥 한 공기 열량과 맞먹는다.

갈비찜, 전 등 다른 고열량 음식으로 식사를 한 뒤 후식으로 송편을 먹는다면 한 끼만으로 하루 권장 섭취량을 쉽게 넘길 수 있다.

문제는 고열량 음식 섭취는 비만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급성 위장염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급성 위장염이 발생하면 복통과 설사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탈수가 일어날 수 있어 예방을 위해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