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응급실 진료 제한, 전공의 이탈 때문…내일 군의관 배치"(종합)

내일부터 강원대·이대목동·세종충남병원 등 군의관 15명 파견
"중증응급 진료제한, 필수의료인력 부족에 기인한 오래된 문제"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브리핑을 하고 있다.2024.9.3/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강승지 기자 = 응급실 대란이 연일 벌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4일부터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병원, 이대목동병원에 군의관 15명을 추가로 배치하기로 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3일 오후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응급실이 조속히 정상가동 될 수 있도록 4일부터 강원대병원 5명, 세종충남대병원 2명, 이대목동병원 3명, 아주대병원 3명, 충북대병원 2명 등 군의관 15명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건국대충주병원,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이 단축 운영하고 있고, 1개 기관은 단축 운영 예정이다"며 "이대목동병원은 매주 수요일 야간진료를 제한 운영하지만 추석연휴는 정상 운영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공보의 파견에 따른 지역의료 공백을 묻는 질의에 박 차관은 "공보의를 차출할 때 조건없이 차출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의료공백을 최소화하는 관점에서 차출을 하게 된다"며 "지역의료의 특성상 공보의가 담당하는 의사들은 경증환자이고, (공보의가 차출되기 전) 약의 처방량을 늘린다든지 비대면진료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보의 파견은 새로운 조치가 아니며, 이미 지난 2월부터 해오고 있었다"며 "지역 주민들은 불편함을 느끼겠지만 의료공백이 있거나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 차관은 일 평균 응급실 내원 환자가 줄어들고,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증가하는 점을 들며 응급의료 붕괴는 사실이 아니라고 재차 반박했다. 응급의료기관 의료진 부족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도 지난 2월 전공의 이탈로 비롯된 비상진료체계로 발생한 상황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박 차관은 코로나19 환자가 감소하면서 응급환자도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평시(2월1주) 일 평균 응급실 내원환자는 1만7892명이었으나 8월3주 1만9783명으로 증가했다가 8월4주 1만7701명으로 감소했고, 8월5주에는 1만6423명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KTAS 4~5 등급에 해당하는 경증, 비응급 환자는 평시 8285명이었으나 8월3주에 8541명으로 증가했다가 8월4주에 7566명으로 감소했고, 8월5주에는 6967명으로 감소했다.

응급실 또한 전체 409개 중 99%인 406개소가 24시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2일) 기준 응급의료기관 병상은 5925개로 평시 6069개의 97.6%가 가동되고 있다고 했다.

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전체 의사는 지난해 4분기 2364명으로, 지난달 21일 기준 1734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1418명에서 1484명으로 66명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또 응급의학과가 아닌 타과 전문의는 112명에서 161명으로 49명 늘었다고 덧붙였다.

응급의료기관의 의료진 부족에 대해 박 차관은 "올해 2월 전공의 이탈로 비롯된 비상진료체계로 말미암아 발생한 상황으로, 최근 상황 변화에 따른 것이 아니다"며 "레지던트는 591명에서 54명으로 537명 줄었으며, 일반의 및 인턴은 243명에서 35명으로 188명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력 공백을 최소화히기 위해 군의관, 공보의 파견, 진료지원(PA) 간호사, 촉탁의 채용 등을 통해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며 "지자체, 의료기관과 함께 응급의료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실. 2024.9.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전문의 부족으로 응급실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중증응급질환의 진료제한은 새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필수의료인력 부족에 기인한 오래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차관은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표출된 권역과 지역응급의료센터의 후속진료 가능 여부 분석결과 27개 질환별 진료 가능한 의료기관은 102개소로, 평시 109개소 대비 7개소 감소했다"며 "전국 응급의료센터 180개소의 집단행동 이전과 전날 기준 진료가능 기관을 비교해보면 흉부대동맥 수술은 평시 72개소·현재 69개소, 영유아 장중첩 및 폐색은 평시 93개소·현재 83개소, 영유아 내시경 평시 15개소·현재 14개소, 산부인과 응급 분만 평시 96개소·현재 91개소 등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27종 중증응급질환의 경우 발생빈도가 높지 않아 의료기관별로 모든 질환에 대응하지 않더라도 이송과 전원의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며 "다만 현재 현장 피로도 증가로 인해 이런한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문제 최소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만 일각에서 표현하는 것과 같은 '응급의료 붕괴'에 이르는 상황까지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앞으로 문 닫는 응급의료기관이 속출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지만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 동안 당직 병의원 운영, 수가 인상 등의 대책을 통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응급의료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기존 의료체계에서도 있었던 문제로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의료개혁의 목표"라며 "정부는 응급을 포함한 의료체계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속도감 있게 의료개혁을 추진해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