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무관심 남편 둔 산모, 월경 시작 2배 더 늦다[헬스노트]

日 신슈대의대 연구진, 임신부 762명 설문조사
연구진 "육아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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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남편의 육아 참여에 불만을 느낄 경우 출산 후 월경이 지연될 위험이 2배 가까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월경 주기는 뇌에 있는 시상하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의한 상호작용으로 조절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2일 일본 돗토리 의과대학 의학 저널 '요나고 악타'(Yonago acta medica)에 따르면 사메지마 아츠코 신슈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임신부 762명의 출산후 월경 재개 날짜, 출산 전 및 출산 후 요인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출산 후 월경이 다시 시작되는 평균 기간은 42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출산 후 생리가 다시 시작하는 주수에 따라 정상 그룹(72주일 이내)과 지연 그룹(72주 이후)으로 나눴다. 그 결과 정상 그룹은 701명(92.0%)이었으며, 지연 그룹은 61명(8.0%)으로 나타났다.

먼저 연구진은 남편의 육아 참여, 부부 사이의 대화 여부, 아내 외 집안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 보육 시설 이외의 장소에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나가는 빈도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남편의 육아 참여에 대해 '불만이 있다'고 응답한 그룹은 '만족한다'고 응답한 그룹에 비해 출산 후 72주 이후에 월경이 시작될 확률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남편이 육아에 참여하지 않으면 산모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는 곧 시상하부 및 뇌하수체의 호르몬 분비이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난포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면 배란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월경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모유수유 또한 출산 후 월경 재개에 영향을 미쳤다.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이 생리를 다시 시작하기 까지는 평균적으로 42주가 걸렸지만, 모유 수유를 하지 않는 여성은 평균적으로 14주가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임신부가 출산한 신생아가 단태아 또는 다태아인지 여부, 성별, 아프가 점수(신생아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점수), 출생 당시 체중, 만 1세 이전에 진단된 질병 등과 산후 월경 재개 주수와 관련이 없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는 남편의 육아 불참으로 인한 어머니의 심리적 위축과 이로 인한 산후 월경 지연을 최초로 규명한 것"이라며 "장기간의 무월경은 이차성 불임의 증상일 수 있다. 이차성 불임의 원인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은 가족계획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일본 의학 저널 '요나고 악타' 7월 호에 게재됐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