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전환 안하기로…전공의대표 "함께 일 안해"

대의원총회 개최…"집행부 사즉생 각오로 총력 다하라"
박단 "회장 끌어내야"…6일째 단식 임현택 병원 후송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4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참석자들이 의대증원 저지·필수의료 패키지 대응·간호법 저지를 위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8.3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에 대한 불신임 청원이 등장하는 등 의료계 내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의협은 31일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에 대해 논의했지만 부결됐다.

의협 대의원들은 이날 회의 후 결의문을 통해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총회 산하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할지, 아니면 집행부를 중심으로 비상체제를 통해 돌파할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의결 결과 242명 대의원 중 189명이 투표해 찬성 53표, 반대 131표, 기권 5표로 '의대정원 증원 저지·필수의료 패키지 대응·간호법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에 관한 건'은 부결됐다.

이들은 "대의원총회 산하 비대위를 설치하기보다는 집행부가 의대정원 증원 저지, 필수의료 패키지 대응, 간호법 제정 등을 총망라해 사즉생의 각오로 총력을 다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의 집행부의 노고를 치하하나 비상식적이고 독선적인 정부를 상대하기 위해서 그리고 회원들의 권익회복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다해줄 것을 촉구하며 대의원회는 절대적인 지지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이 자리를 빌려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명실공히 의협은 14만 회원을 대표하는 단체로써 모든 직역은 한마음으로 단일대오를 유지할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며 임현택 집행부에 힘을 실어줬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의대정원 확대 추진을 원점으로 되돌릴 것, 간호법 제정 즉시 철회 등을 요구했다.

또 이들은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통해 우리의 단결된 의지를 확인하고, 의협집행부를 중심으로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며 "끝으로 협회장은 즉시 단식투쟁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해 임현택 회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일부 대의원들의 반발도 이어져 내홍이 봉합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의협과 임현택 회장은 14만 의사를 대표하여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회장과 집행부는 그 역할이 있다. 감당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하고, 물러나지 않으면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비대위 구성은 결코 해답이 될 수 없다"면서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본인 면피에만 급급한, 무능한 회장과 함께 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농성장에서 6일째 단식을 이어가던 중 건강 악화로 인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대한의사협회 제공) 2024.8.3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한편 대통령과 국회의 결단을 촉구하며 6일째 단식을 이어온 임 회장은 이날 저녁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의협은 "임 회장이 의료계 주요 인사들의 단식 중단 권고에 따라 응급치료를 받고 회복하여 투쟁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이날 총회 개회식에서 영상 인사를 통해 "부족한 모습으로 많은 우려를 받았지만, 분골쇄신의 각오로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기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있다"며 "부디 비대위 구성보다 저와 저희 집행부를 믿고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har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