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尹, 의료현장 문제 없다?…국민들 직접 가보고 판단해달라"

"의료 영리화 향해 걸어가는 윤정부 깊은 뜻 헤아리길"
'의료 멈출 것' 시국선언문 관련해 "구체적 계획은 없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앞에서 의료 대란 관련 대통령과 국회의 결단을 촉구하는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2024.8.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기자회견에서 "비상진료 체계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의대 증원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낸 데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국민들에게 "대통령 말씀대로 직접 의료현장에 가보고 판단해달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채동영 의협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 앞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오늘도 대통령은 의료 현장엔 아무 문제가 없다. (국민들에게) 직접 가보시라고 했다"며 "이제 국민들이 직접 판단하시라. 오늘 대통령 말씀대로 의료현장에 직접 가보고 의료 영리화를 향해 흔들리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윤 정부의 깊은 뜻을 잘 헤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최근 의료 현장에 인력 부족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계에 다다랐다는 한 기자의 지적에 대해 "의대 증원을 완강히 거부하는 분들의 주장을 말하는 것 같다"며 "의료 현장을 한번 가보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진료 체제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고 정부도 열심히 뛰고 있다"면서 "현장의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를 비롯해 여러분께서 헌신적으로 뛰고 있기 때문에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8.2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그러면서 채 이사는 윤 정부의 무대포식 의료개혁의 검은 속내가 이날 안창호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국가인권위원장 지명으로 드러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의협이 안 후보자를 지적한 건 그의 이력 때문이다. 안 후보자는 2021년 변호사 재직 당시 '사무장 약국을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의 변호인을 맡은 적이 있다. 또 '사무장 병원·약국' 허용 여부에 대해 "검토의 여지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 이사는 이에 대해 "의료 영리화에 대해 숨겨왔던 정부가 숨겨왔던 야욕을 드디어 드러냈다"며 "이전부터 차근차근 비급여 청구 대행, 의대 증원, 간호법, 수도권 신규 6600병상 등 필요한 준비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대 정원 2000명을 늘려 값싸고 질 좋던 한국의 현 의료 시스템이 무너지고 더 이상 환자들이 버티지 못하게 되면 영리화된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며 "그 마지막 단계를 윤 대통령은 어떤 지도자보다 빠르게 완성해 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간호법 통과 하루 전 "간호법 제정 시도와 의대 증원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하지 않을 경우 눈물을 머금고 의료를 멈출 수밖에 없다"며 시국선언을 한 것과 관련해서는 "총파업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시국선언문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