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의료개혁 멈출 수 없다"…의대증원 의지 재확인(종합)

"전문의, 진료지원 간호사가 의료서비스 중심 되게 바꿀 것"
한동훈 제안에 "합리적 추계 한 것"…국민에 "지지해달라"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4.8.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이기림 기자 = 최근 '응급실 대란'이 가시화하면서 의료계와 정치권 등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의료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2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개혁과제'로 △연금개혁 △의료개혁 △교육개혁 △노동개혁을 꼽고 "나는 쉬운 길을 가지 않는다. 국민께 약속드린 대로 4대 개혁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필수 의료 체계를 강화하는 의료개혁은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지역에 차별 없이 공정하게 보장하기 위한 개혁"이라며 "이제 의대 증원이 마무리된 만큼, 개혁의 본질인 '지역, 필수 의료 살리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교육, 수련 선진화 △지역의료 인프라 강화 및 의료 이용체계 정상화 △공정한 보상체계 확립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해왔던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환해서, 전문의, 진료지원 간호사가 의료 서비스의 중심이 되도록 바꿔나가겠다"며 "상급종합병원은 경증 진료가 줄어들고 중증, 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의료개혁을 위해 건강보험 중심의 재원 조달에서 벗어나 향후 5년 간 최소 10조 원의 재정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구급차량이 응급 환자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2024.8.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다만 윤 대통령은 최근 의료 현장에 인력 부족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에 대해 "비상진료 체제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고 정부도 열심히 뛰고 있다"면서 "현장의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를 비롯해 여러분께서 헌신적으로 뛰고 있기 때문에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 때문에 (의료개혁을) 멈출 순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헌신적 의료진과 함께 의료개혁 반드시 해내겠다"고 했다.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서도 "지금도 응급실 가보면 50%정도는 우선적으로 응급조치를 해야하는 분들이고 나머지는 2차나 1차 병원에서 해도 되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며 "그리고 응급실 의사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게 의료개혁 때문에 생긴 게 아니라 처우가 좋지 않아 그런 것"이라며 "처우 개선을 위해 수가를 개선해야 하지만 그간 정부가 안 했다. 이제 국가가 나서서 국민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일해야 할 때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의대 정원 증원에 관해선 "일방적으로 정한 게 아니라 합리적 추계를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대표가 지난 25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의정 갈등 해소 방안으로 대통령실에 2026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 유예를 제의한 것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한 대표 측은 전날 '대통령실에 다른 대책이 있다면 직접 제시해달라'는 취지로 역제안을 했지만,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이에 대해서도 수용할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37회에 걸쳐서 의사증원, 양성에 관한 문제를 의료인 단체와 협의했고 무조건 안 된다고 처음부터 한 게 아니다"라며 "(의료계는) 의료 수요에 대한 추계를 통해서 어느 정도 인원 증원이 필요한지 내라고 하면 한 번도 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인 양성하는 문제는 최소 10년에서 15년 걸리는 일로, 의료 추계가 2035년 기준 1만5000명 부족하다고 나와 있고 다른 OECD나 선진국과 비교할 때 너무 차이가 많이 난다"며 "10~15년 지나서야 의사공급이 추가되기 시작하는 거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증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의사단체들이 많은데, 쭉 소통해왔지만 통일된 의견이 도출이 안 된다"며 "도출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과학적 근거에 의거해 합리적 수요 추계를 하고 거기에 답을 내놓으면 열린 마음으로 검토하겠다고 여러 번 말해왔지만 그게 없다"며 "무조건 안 된다, 줄이라고 하는데 정부가 어떻게 해야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노력하고 국민들께서 강력 지지해주면 의사들 다 돌아올 때까지 이런 비상진료체계 운용이 가능하다고 보고있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