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부전증 환자, '이 것' 먹으면 사망위험 33% ↓"[헬스노트]

스웨덴 스톡홀롬大 연구진, 60세 이상 2만2942명 분석
"운동량 증가로 노쇠 위험도 낮아져…심혈관 기능 향상"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만성신부전증 환자가 매일 꾸준히 닭가슴살 200g과 계란 2개 분량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사망위험이 최대 33%까지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만성신부전증은 노폐물을 제거하는 신장의 기능이 감소하거나 사구체 여과율이 정상의 60% 이하인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남아있는 신장 기능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저하되기 때문에 투석, 신장이식술을 진행하게 된다.

19일 국제 학술지 미국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따르면 아드리안 카르발로-카슬라 스웨덴 스톡홀롬 대학교 교수진은 지난 2001년 3월부터 2017년 6월까지 60세 이상 성인 2만2942명의 신장질환 여부, 식이요법, 사망률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 다만 말기 신부전증 환자는 연구에서 제외됐다.

60세 이상 노인에게 권장되는 하루 평균 단백질량은 체중 1kg당 1.00~1.20g이다. 다만 현행 지침에 따르면 경증 만성신부전 환자는 체중 1kg당 1.30g 미만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중등도 또는 중등 만성신부전 환자는 체중 1kg 당 0.06~0.08g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는 단백질에 포함된 질소 성분 때문인데, 통상 혈액 내 질소 수치가 높아지면 암모니아 성분으로 바뀌면서 소변으로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암모니아의 독성이 신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진은 만성신부전증 환자가 하루에 체중 1kg당 0.8g의 단백질을 섭취했을 때 사망률을 기준으로 단백질 섭취량에 따른 사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총 단백질 섭취량이 많아질수록 만성신부전증 환자의 사망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만성신부전증 환자가 체중 1kg 당 1g 단백질을 섭취할 경우 사망률이 12% 감소했으며, 1.2g을 섭취할 경우 21%, 1.4g을 섭취할 경우 27%, 1.6g을 섭취할 경우 33%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 체중 60kg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 평균 60g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셈이다.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면 식품 100g당 단백질 함량은 닭가슴살 22.97g, 삼치 23.6g, 고등어 22.6g, 연어 20.6g, 계란2개 13g 등이다. 이에 따르면 60kg 성인은 닭가슴살 200g과 계란 2개 이상을 꾸준히 섭취하면 된다.

추가 연구결과 섭취한 단백질이 우유, 콩 등 식물성 단백질인지, 육류, 계란 등 동물성 단백질인지 여부는 사망률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단백질을 섭취하면 근육 생성을 돕는 분자 사슬 아미노산의 수치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근육량과 근력이 향상된다. 연구진은 이 같은 점을 근거로 단백질을 섭취한 만성신부전증 환자는 운동량이 증가하면서 노쇠 위험도가 낮아지고, 심혈관 기능 등이 향상돼 사망 위험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는 만성신부전증 환자의 단백질 섭취률이 증가할수록 사망률이 감소한다는 것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라며 "경증 또는 중등증 정도의 만성신장질환을 가진 노인에게는 단백질 섭취의 이점이 단점보다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 8월 호에 게재됐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