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의료계 "현 의료체계론 감당 안 돼"

전공의 이탈로 병상 부족, 응급실 축소…"위중증 환자 못 받아"
일선병원, 항바이러스제 부족…질병청 "다음주부터 순차공급"

13일 서울시내 한 빌딩 입구에 코로나19재유행 대비 예방수칙 안내문이 붙여있다. 2024.8.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재유행하는 가운데 현 의료체계로는 과거 팬데믹 때 처럼 신속한 대응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항바이러스제 부족, 전공의 집단이탈 등으로 의료여력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5일 뉴스1에 "전공의들이 주로 중환자 치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대학병원에 전공의가) 없다보니 인공호흡기,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를 달아야하는 위중증 환자들의 입원을 거의 못 받아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급종합병원,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가 어쩔 수 없이 2차 병원에서 근근이 치료를 받는 경우가 꽤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체계가 붕괴될 수준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병원에 있는 의료진들이 상당히 부담을 호소하는 상황까지는 갈 수도 있다"며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교수들 중에서도 사직자가 꽤 나오고 있는데, 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당직 기간이 늘어나면 (교수들의 사직을) 가속화 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도 늘고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번달 첫째 주 평일 응급실 일평균 내원환자 1만9621명 중 996명(5.1%)은 코로나 환자이고, 이 중 중증환자는 62명(6.2%)이다. 전날(14일) 질병청은 지난 2022년~2023년 코로나19 유행세를 고려했을 때 이달 말까지 코로나19 유행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도권 소재 응급의학과 교수는 "오늘도 (환자가 너무 많아서) 열이 39도 넘는 환자, (이완기) 혈압이 70mmHg 이하인 환자는 간단히 처치하고 주변 병·의원으로 보냈다"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교수들이 응급실을 간신히 지키고 있는 상황인데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고 위중증, 사망자 수가 증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대학병원에서 전공의가 빠져나간 현 의료체계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선 병원에서는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부족해 암환자에게도 처방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에 따르면 지난 8일 코로나19 치료제가 품절됐다는 공고가 올라왔다. 이후 질병관리청에서 구매해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14일까지도 공급이 되지 않는 상태라고 한다.

이에대해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치료제를 추가로 구매해 수급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추가 도입되는 물량은 다음주부터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며, 다음주인 8월4주차부터는 전체 담당 약국에 여유 재고까지 충분히 공급되어 원활하게 치료제 투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