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세 빨라지는 코로나19…"위기단계 상향 조정 고려 안해"

중증도·치명률 안 높아…대책반→대책본부 격상 검토
"출근 제한 등 별도 지침 안 내려…과도한 걱정 필요 없어"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 2023.8.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잠잠해졌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방역당국이 아직까지는 위기단계 상향 조정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확산세를 감안해 질병관리청 내부에서 구성한 대책반을 질병관리청장을 필두로 한 대책본부로 격상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질병청은 12일 정례 백브리핑을 열고 최근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대응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공유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31주)까지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수는 861명으로 30주 475명 대비 약 1.8배 증가했다.

유행 양상을 살펴보면 지난 2월 첫째주 87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나 6월 말부터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입원 환자 수를 보면 7월 첫째주인 27주 91명에서→28주 148명→29주 226명→30주 475명→31주 861명으로 한 달 새 무려 9.5배 폭증하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에 손영래 질병청 감염병위기관리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름철에 어느 정도 유행이 증가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고 향후 한 1~2주 정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누적 치명률이 0.1% 정도로 미국의 계절 독감 치명률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좀 더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감염병 위기 단계를 최저 등급인 관심 단계로 유지하면서 통상적인 의료 체계 내에서 대응을 하고 있고 현재까지는 대응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질병청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여름철과 겨울철에 유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게다가 최근엔 면역회피능을 가진 새 변이 KP.3가 유행하면서 확산세에 불을 붙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KP.3는 중증도, 치명도가 높지 않아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양진선 질병청 감염병관리과장은 "KP.3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인 오미크론에서 뻗어나온 후손격"이라며 "우리나라에서보다 먼저 KP.3가 유행했던 미국, 영국, 일본에서 이미 데이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KP.3가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약간 소폭의 증가는 있을 수 있지만 전파력이나 중증도, 치명률이 올라갔다는 보고는 아직까지 확인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손영래 국장도 "대응 자체는 지난해 여름 유행 정도에 준해서 대비를 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는 예방 수칙을 잘 지켜 손씻기나 환기 등에 신경을 쓰면서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다만 질병청은 확산세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코로나19 대책반을 질병청장을 필두로 한 대책본부로 격상해 운영할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이어 질병청은 코로나19 증상이 있거나 진단을 받았을 경우 지켜야 할 주의사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동근 호흡기감염병 TF 팀장은 "지난 5월 코로나19 위기 단계 하향으로 법적 의무인 마스크, 선제 검사 등 방역 조치는 권고로 전환됐지만 호흡기 수칙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면서 "환자 격리 권고 수칙은 '기침, 발열, 두통 등 주요 증상이 호전된 후 24시간 경과 시까지 권고'"라고 설명했다.

단 중증의 증상을 보이거나 면역 저하자 등은 의사의 판단에 따라 등교, 등원, 출근 제한 기간이 달라질 수 있지만, 방역당국 차원에서 지침은 따로 내리지 않을 방침이다.

더불어 감염된 경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주기적인 청소, 소독, 실내 환기를 권고하고 있다.

질병청은 또 코로나 치료제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치료제 추가 구매 절차에 착수했다.

손영래 국장은 "재고는 남아 있지만 계속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가 지속되면 공급에 애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며 "현재 치료제 추가 구매를 위한 절차에 착수하고 있는 상태이고 이달 말 이내에 추가적으로 의약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10월부터 KP.3에 효과적인 백신 접종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질병청은 지난 7월 mRNA 723만 회분, 합성항원 32만 회분 등 총 755만 회분을 최종 확보한 상황이다.

손 국장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백신을 동시 접종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국내에 도입하겠다"며 "의료기관에서도 교육을 실시해서 충분한 설명과 안전 접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