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 첫 날…의료계 "복귀 거의 없을 것"

복지부, 9~16일 전공의 추가 모집…지난달 지원율 1.36%
의대 교수들 "추가 선발 반대…근본적인 해결책 아냐"

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전공의 모집을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2024.8.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9월부터 수련을 시작할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 접수가 이날부터 시작됐다. 정부는 사직 전공의들이 수련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복귀를 촉구하고 있지만, 일선 병원에서는 지원자 수가 거의 없을 뿐더러 채용공고를 지속해서 내는 것은 행정력, 인력 낭비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들은 이날부터 하반기 전공의 추가모집에 나섰다. 오는 14일까지 레지던트 1년차 모집을, 오는 16일까지 인턴, 레지던트 2~4년차 모집 지원을 받는다. 이후 17일에는 레지던트 1년차 필기시험을 진행한 후, 이달 말까지 각 병원별 선발 절차를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당초 예정된 9월부터 하반기 수련이 시작될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의료계는 하반기 추가 모집에 지원하는 전공의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빅5 대학병원 관계자는 "지원자가 있었으나 (지원을) 취소한다는 연락이 오기도 했다"며 "처음 모집할 때보다 지원 인원이 더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도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하겠다는 움직임이 전혀 없다"며 "아무도 복귀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계속 채용 공고를 내도록 하는 것도 인력, 행정력 낭비"라고 덧붙였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 실장은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복귀 의사가 있었으나 짧은 신청기간과 주변의 시선 때문에 모집에 응하지 못한 전공의가 있다면 이번 추가 모집에 적극 지원해주기 바란다"며 "이번 모집이 마지막"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마감된 1차 추가모집 당시 지원율이 1.36%에 그쳤다. 모집인원 7645명 중 104명(인턴 13명, 레지던트 91명)만 전공의 모집에 지원한 셈이다.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전체 출근율은 전날(8일) 기준으로 8.9%로, 1만3531명 중 1201명이 근무하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의료공백을 채우기 위해 일반의를 채용하고 있다. 중앙보훈병원은 6개월짜리 계약직 일반의 19명을 채용했고,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도 일반의 30명을 채용한다. 빅5 대학병원도 하반기 전공의 채용 후 당직 전담의나 일반의를 채용하는 방을 고려 중에 있다.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 추가 채용을 보이콧한다는 입장을 고수할 계획이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공의 모집 기간 연장과 추가 선발을 반대한다"며 "현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채 모집기간만 연장하는 조치는 전혀 전공의 복귀를 위한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복귀할 여건을 마련한 후에 추가 모집을 시행하는 게 상식적"이라며 "그 여건을 마련할 책임은 권한을 가진 정부에 있고, 2025년도 의대모집인원을 포함한 어떤 의제도 대화 테이블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전공의들은 개원가로 진출하거나, 해외 취업을 준비 중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 5701명 중 625명(11.0%)은 대학병원이 아닌 다른 의료기관에 취업했다. 이들 중 의원급에 취업한 사직 전공의는 368명, 병원급(종합병원)은 257명이다.

지방 소재 대학병원을 사직한 전공의는 "전공의의 요구사안을 들어주지 않고 무조건 복귀만 요구하는 것도 정부의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며 "주변에서도 복귀를 한다는 전공의는 거의 없다"고 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