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탈모증 환자, 정신질환·자가면역 질환 발병률 높다"[헬스노트]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진, 환자 6만여명 설문조사
정신질환 유병률 원형탈모증 30.9%, 대조군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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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원형탈모증 환자는 정신질환과 자가면역 질환 발병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 분비, 의료비로 인한 낮은 삶의 질 등이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에서다.

5일 국제 학술지 미국의학협회 피부과학저널(Jama dermatology)에 따르면 아라쉬 모스타기미 하버드 대학교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진이 지난 2007년 1월 1일부터 지난해 4월 30일까지 원형탈모증 환자 6만 3384명, 원형탈모증이 없는 대조군 330만 9107명의 정신질환 발병률, 자가면역질환 발병률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

원형탈모증은 전 인구의 2% 발생하는 질환으로 원형의 모양으로 두피, 눈썹, 속눈썹, 음모, 체모 등의 털이 빠지는 것이 주된 증상이다. 대개 원형탈모는 바르는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로 치료할 수 있다. 다만 원형탈모는 평생 재발이 많은 질환으로 호전된 후에도 평생 관리를 해야 한다.

그 결과 정신질환 유병률은 원형탈모 환자가 30.9%, 대조군이 26.8%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원형탈모증 환자의 불안장애 유병률은 15.5%, 대조군은 12.3%로 조사됐다. 원형탈모증 환자 중 수면장애 발병률은 10.4%로 나타났지만 대조군은 8.9%로 나타났다. 우울증 또한 원형탈모증 환자 중에서는 9.3%, 대조군에서는 7.6%로 조사됐다.

이는 스트레스가 정신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조사결과 원형탈모증 환자는 질환을 진단받기 전 정서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응답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오는 염증성 코르티솔 방출 호르몬이 원형탈모증 환자 환부에서 국소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면역 질환 발병률 또한 원형탈모증 환자가 16.1%, 대조군이 8.9%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구체적으로 원형탈모증의 아토피 피부염 발병률은 5.1%, 건선은 2.4%, 류머티즘 관절염은 2.3%로 조사됐다. 이는 대조군의 아토피 피부염 발병률 2.0%, 건선 1.2%, 류머티즘 관절염 1.3%보다 높은 수치다.

원형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은 면역학적 요인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떠한 자극 등의 이유로 T세포가 활성화돼 모낭을 외부 물질로 잘못 인식해 공격을 가하면서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이 면역 반응이 원형 탈모를 유발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가면역 질환 발병률도 원형탈모증 환자에게서 더 높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원형탈모증 환자 중 정신질환 및 자가면역 질환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낮은 삶의 질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원형탈모증이 있는 환자는 원형탈모증이 없는 사람에 비해 1년간 2000달러(약 272만 원) 이상 의료비를 많이 사용하며, 이는 삶의 질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원형탈모증 진단 후 새로 발병하는 동반질환에 대한 연구결과"라며 "원형탈모증 환자의 건강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법을 정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의학협회 피부과학저널 7월호에 게재됐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