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장관 "복귀 전공의 많지 않아…사직·복귀 결과 보고 더 설득"(종합)

"사직서 수리 시점, 6월 4일 이후로 하는 게 맞아"
건보 이사장·심평원장 "의대 증원, 실습 등 영향"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과 박민수 2차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4.7.1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전공의 복귀·사직 처리 마감일이 지난 16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직서를 낸 전공의 중 복귀하는 전공의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장관은 전공의들의 복귀를 위해 의료계와 소통하고, 복귀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전공의 복귀율을 묻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전날 (복귀·사직 처리가) 마감 됐고 내일 보고를 받기로 해 정확한 숫자를 말씀드릴 수는 없는데 복귀하겠다고 의견을 낸 전공의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를 질의했다. 이에 조 장관은 "미복귀 동료에 대한 미안함, 과중한 업무 부담, 본인들의 미래에 대해 볼 때 복귀하지 않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답했다.

또 박 의원은 조 장관을 향해 "정부의 원칙없는 행정처분 방침이 더 큰 혼란을 야기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조 장관은 "의료계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불가피하게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그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감내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사직을 하고 9월 복귀자에 대해서도 특례를 적용한다고 해서 복귀보다는 사직 수가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사직 내지 복귀 결과를 보고 좀 더 설득을 하고, 전공의들이 관심을 갖는 정책 분야에 대해 가시적인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직서 수리 시점에 대해서 조 장관은 "수리 금지 명령 철회를 6월4일자로 했으니 당연히 그 이후에 하는 것이 맞다"며 "정부가 한 명령 등 여러가지 공법적 관계는 6월4일 이후 효력이 발생한다"고 했다.

또 일부 병원에서 2월 말로 사직서를 수리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그렇게 할 경우 전공의들은 2월 말에 사직서가 수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병원에 가서 취직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의료계와의 소통 문제에 대해서도 조 장관은 "정부 원칙이 후퇴한 것은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며 "의료계가 원하는 수준까지 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공의들과 권역별 공청회를 개최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주제와 형식에 상관없이 전공의들과 대화하려고 접촉하고 있다"고 했다.

전공의들의 7대 요구안에 대해서는 "2025년 의대 증원 폐지와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를 제외하고는 충분히 협의가 가능하다"고 했다.

박주민 국회 복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7.1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의료공백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남 의원은 "감염병 위기도 아니고 정책을 잘못해서 보건의료 재난위기를 5개월째 하는 경우가 있나"며 "정부가 정책을 펴면 예측과 수습을 해야하는데 무책임과 무능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비상진료 체계를 빨리 종료시키지 못해 환자분들과 현장 의료진들께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답변했다.

지방의료원 등 지역 공공기관 인프라에 대해서 조 장관은 "지방 의료원장들을 만나보면 의사를 구하는 게 어렵다고 해서 대부분의 원장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며 "공공의료기관이 지역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역량 강화, 경영 혁신, 시설 장비 보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역의사제,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에 대해서는 "지역의사제는 법령으로 의무 근무를 법으로 강제하지만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는 정부와 의사, 지자체가 계약을 통해 합리적 선택에 의해 할 수 있도록 해 수용성을 높인다"며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도 논의하고, 국회 논의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 채용 시 개인병원 운영, 동네병원 복직의 경력을 100% 인정하겠다는 개정안에 대해 조 장관은 "개원의를 바로 의대 교수로 채용하는 데 중점을 둔 게 아니라 교수 채용 인력 풀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라며 "각 대학 총장이 자질 없는 의대 교수를 채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 교육부와 협의해 의대 교수 자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위원회에 참석한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 원장은 의대 정원 확대가 의학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본과 1,2학년은 대개 강의식 수업이라 숫자가 많아도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습은 병원에 실습생이 과다하게 돼 과거 환경과 차이가 날 수도 있다"며 "아직 시간이 있으니 여러 가지 보완 조치를 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강 원장도 "실습하는 해부학 등에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 같고, 특히나 기초학 교수들이 부족해서 걱정된다"며 "저는 외과(출신인데) 외과는 집중적으로 일대일 교육을 해야해 이 부분도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