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번개 무섭개'…비만 오면 벌벌 떠는 반려견 대처법 [펫카드]
- 한송아 기자,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김초희 디자이너 = 비를 동반한 천둥·번개가 치면 반려견이 잔뜩 겁을 먹고 벌벌 떠는 증상을 '뇌우 공포증(thunderstorms phobia)'이라 부른다.
뇌우 공포증이 있는 반려견은 비 오는 내내 침을 흘리며 헐떡거리고 집안을 서성거리거나 침대 밑이나 화장실에 숨으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창문과 문으로 돌진해 탈출하는 극단적인 행동도 한다. 비가 오기 전부터나 빗소리만 들어도 증상을 보이는 개들도 있다.
3일 놀로 행동클리닉,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동물병원, 벳아너스 등에 따르면 천둥소리에 불안을 느끼는 개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코르티솔)는 2배 이상 증가한다.
보호자는 이런 반려견의 정서 관리를 위해 두려움과 불안, 스트레스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터넷 상의 증명되지 않은 대처법을 적용하게 되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어 보호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잘못 알려진 반려견 뇌우 공포증 대처법으로 '두려워하는 반려견은 무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두려워하는 반려견에게 관심을 주는 것이 보상으로 작용해 두려움을 강화시킨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두려움은 개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비자발적 감정 반응이다.
따라서 반려견이 무릎 위에 앉거나 근처에 있으려 한다면 반려견이 받아들이는 선에서 마사지 등 스킨십으로 충분히 달래주는 게 진정에 도움을 준다.
불안한 개를 무시하는 것은 보호자가 심리적 위안을 줄 수 없을 뿐더러 반려견이 두려움을 느끼는 대신 해야 할 행동을 가르쳐 줄 수도 없다.
소리를 지르거나 억지로 눌러 앉히거나 물을 뿌리거나 목줄을 당기는 강제적인 방법을 사용해 두려움에 빠진 개를 처벌하는 것도 금물이다.
일시적으로 낑낑거림, 파헤치기, 서성거림 같은 행동을 멈출 수 있지지만 행동만을 억제할 뿐 진정시키지 못한다.
처벌은 이미 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개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부과해 이후 폭풍우에 대한 두려움을 악화시킨다. 또한 보호자에 대한 신뢰 감소로 보호자가 진정시키기 위해 시도하는 다른 방법들이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
두려움을 유발하는 자극을 서서히 낮은 단계부터 노출시켜 점차 극복하게 만드는 '둔감화 교육'은 공포증에 효과적인 표준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뇌우 공포증의 원인은 단지 천둥소리만이 아니다. 반려견이 폭풍우를 부정적으로 경험했을 때의 바람, 습도, 번개, 냄새, 기압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공포 반응을 유발한다.
녹음된 소리만으로는 진짜 폭풍우가 치는 상황을 모방할 수 없다. 따라서 천둥소리 둔감화 교육 전략은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유익한 결과를 얻기 힘들다.
오히려 반려견이 소리에 더 민감해지거나 교육 공간을 두려운 폭풍우와 연관시키는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어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
반려견 행동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가장 좋은 뇌우 공포증의 대처법은 바로 예방이다.
특히 강아지 시기에 폭풍우가 치는 동안 즐거운 일을 반복해서 경험하게 해 두려움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풍우가 시작되기 전부터 좋아하는 장난감, 오래 씹을 음식들을 제공해 천둥과 번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
또한 반려견이 안전하다고 여기는 공간에 언제든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침대 밑이나 창문이 없는 방, 수건이나 담요를 깐 샤워부스, 평소에 들어가 쉬는 크레이트일 수도 있다. 억제로 해당 공간으로 가도록 할 필요는 없다.
폭풍우가 칠 때는 가능한 창문을 가리고 진정 음악을 틀거나 반려견용 귀마개를 사용해 외부 소음을 차단해 주면 좋다.
반려견 안정에 도움이 되는 페로몬 디퓨저, 보조제, 썬더자켓과 같은 제품을 사용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설채현 놀로 행동클리닉 대표원장은 "중증도 이상의 공포 반응을 보인다면 앞서 말한 방법으로 진정되기 어렵고 반려견 스스로 다칠 위험도 있다"며 "수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항불안 약물 처방을 고려해볼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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