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전공의 '블랙리스트' 작성 조리돌림…"보호장치 마련" 호소

복귀 전임의 "강경파 전공의 치가 떨린다…신상 털어달라"
작성자라고 밝힌 네티즌 "부역자 반드시 기억해야" 글 남겨

지난 5월 14일 서울 시내의 대형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4.5.1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전공의가 병원을 떠난 지 다섯달째에 접어든 가운데 병원으로 복귀한 전공의와 전임의(펠로우)의 개인 정보가 담긴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돌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료계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와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최근들어 '전공의들이 참의사 리스트를 만들어 조롱하고 있다'는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자신을 '이 리스트에 올라온 전임의'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참의사 리스트 무섭다"는 제목으로 지난 28일 메디스태프에 올라온 복귀 전공의·전임의 근무현황표를 블라인드에 올렸다.

이 네티즌은 게시글 캡처 사진과 함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수뇌부가 대형병원 망할 때까지 협상 안 한다고 하면서 전부 훼방놓고 아무 것도 안 하는 걸로 알고 올해는 그냥 포기하고 일 시작했다. 강대강 진짜 지겹다"며 "3개월 시간 있을 때 탕핑(躺平·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하지 말고 단식도 하고 삭발도 하든가 아무것도 안 해놓고 사람 명단 만들어 자살시키려고 하는 강경파 전공의들에게 치가 떨린다. 얘네들 조사해서 신상 좀 털어달라"고 밝혔다.

블라인드 화면 캡처.

이 네티즌이 올린 캡처사진에는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전임의의 소속, 이름, 연차 등이 공개돼 있을 뿐만 아니라 '근무자 리스트 작성자'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와 있다.

자신을 리스트 작성자라고 밝힌 네티즌은 "나도 만들면서 명단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사기 떨어질까봐 고민은 조금 했다"면서도 "하지만 전대미문의 사태에서 부역자들은 반드시 기억한다는 걸 모두 알아야 할 것 같아 하루종일 리스트를 작성했다"고 썼다.

이 게시글들을 캡처해 블라인드에 올린 또 다른 네티즌은 "환자를 지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교수님부터 전공의까지 실명과 온갖 욕설까지 정신적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환자를 지키고 있는 교수, 펠로우, 전공의들 욕과 비난이 너무 심하다. 힘들게 환자 살리고 있는 선생님들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