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휴진 중단, 빅5로 확산하나…연세의대 "중대 변화, 맥락 파악 중"
연세대의대 비대위, 27일 무기한 휴진 앞두고 '이상 기류'
울산대의대 "휴진 예정대로"…가톨릭대·성대의대, 25일 총회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무기한 휴진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빅5' 병원의 휴진 동참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이미 의대정원이 확정됐고 병원들의 경영난과 환자들의 피해도 극에 달하고 있어 더 이상의 휴진은 명분도 없고 동력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21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는 전날(20일)과 21일 교수들을 상대로 투표를 진행했다"며 "투표 결과에 따라 전면 휴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비대위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948명 중 698명(73.6%)이 '휴진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의 저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192명(20.3%)은 '휴진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은 냈다.
비대위는 지난 17일부터 치료를 미룰 수 없는 응급, 중증, 희귀질환 등의 환자 진료는 유지하고, 정규 수술과 시술을 중단해왔다. 당시 진료 참여 교수 중 54.8%가 휴진에 동의했고, 성명서 제출을 포함한 90% 이상의 교수가 무기한 휴진을 지지했다.
비대위는 "서울대병원 특성상 현 상황이 장기화했을 때는 진료 유지 중인 중증 환자에게도 실제적인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우리가 전면 휴진을 중단하는 이유는 당장 지금 발생할 수 있는 환자의 피해를 둘 수 없어서다"라고 휴진 중단 이유를 밝혔다.
서울대 병원과 함께 빅5병원으로 꼽히는 다른 병원들은 휴진을 결의했거나 휴진여부를 논의 중이다.
연세대의대 교수 비대위는 앞서 지난 12일 결의문을 통해 "오는 27일부터 정부가 현 의료 및 의대교육 사태를 해결하는 가시적 조치를 할 때까지 무기한 휴진을 시행한다"며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등을 제외한 모든 외래진료와 비응급 수술, 시술을 중단한다"고 했었다.
서울의대 무기한 휴진 결정 이후 연세대의대 비대위 내에 이상 기류가 감지된다. 연세대의대 교수 비대위 관계자는 "서울의대의 무기한 휴진 중단은 중요한 의료계의 변화"라며 "자세히 맥락과 내용을 파악한 후 비대위 내부회의 및 필요하다면 전체교수님에게 물어보고 그 뜻에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도 지난 17일 다음달 4일부터 일주일간 휴진하기로 결의했다. 울대의대 교수 비대위 관계자는 "(서울의대 무기한 휴진 중단과 관계없이) 휴진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정부는 전공의들에 대해 (행정처분 소급 취소 등을) 언급하지 않는 등 진정성 있게 대하겠다는 태도를 (의료계에) 보여주지 않고 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휴진) 철회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는 오는 22일 오후 2시까지 휴진 여부를 두고 설문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25일 오후 삼성서울·강북삼성·삼성창원병원 등 3개 병원 교수가 참여하는 총회를 열어 무기한 휴진 등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서울성모병원 등 가톨릭의대 교수들은 전날 무기한 휴진 여부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번 주말까지 더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가톨릭의대 교수 비대위 역시 25일 총회를 열고 휴진 여부 등에 대해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정부는 서울대병원·서울대의대 비대위의 무기한 휴진 중단 결정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환영한다"며 "휴진을 예고한 다른 병원들도 집단 휴진 결정을 철회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의료계와 형식, 의제의 구애 없이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의료 현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제시하는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의료공백사태가 넉달 넘게 지속되자 환자단체들도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의사 집단행동 사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는 다음 달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다른 환자단체들과 함께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 환자 총궐기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도 "이달까지 진료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환자생명을 내팽개치는 의사단체와 진료파행 사태를 장기화하고 있는 정부를 상대로 전면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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