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 벗는 의대 교수들…의료대란 '일촉즉발'

'빅5' 병원 집단휴진 결의…40개 대학 소속 전의교협도 '동참'
의대 교수들 "정부 의료 사태 해결해야"…환자들 '불안' 고조

12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6.1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오는 18일로 예정된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집단 휴진에 '빅5' 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들이 동참한다고 밝히면서, 의료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40개 의과대학이 소속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전날(12일) 총회를 열고 의협이 주도하는 휴진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대학별 상황을 공유했다. 다만 무기한 휴진은 추후 열리는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빅5 병원 소속 의대 교수들도 연일 집단휴진에 동참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7일부터 정부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의료대란 사태를 해결하는 가시적인 조치를 할 때까지 무기한 휴진하기로 결의했다. '빅5' 병원 중 무기한 휴진을 결의한 것은 서울의대에 이어 연대의대가 두번째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오는 17일부터 응급실, 중환자실 등을 제외한 전체 진료과목에서 외래 진료와 정규 수술 등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가톨릭대의대 교수 비대위도 전날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이 오는 18일 휴진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달 20일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무기한 휴진 등 추가 행동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도 집단 휴진에 참여하기로 했다. 강릉아산병원, 울산대병원 등도 향후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집단 휴진에 동참할 방침이다.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교수 비대위는 의협이 정한 전면휴진에 참여하고, 교수들은 휴가를 내고 진료를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비대위는 이틀간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빅5' 병원들이 집단 휴진을 선언하자, 대학병원에서도 집단휴진을 선언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충북대의대·충북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전날 의협의 집단 휴진에 동참하기로 결의했으며, 추후 무기한 휴진에도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집단 휴진에 참여할 의대 교수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의협, 대한의학회, 전의교협, 전의비는 13일 낮 12시30분 연석 회의를 열고, 집단휴진, 향후 정상화를 위한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에는 당초 집단휴진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의원급 의료기관부터 3차 의료기관인 대형병원까지 참여하게 되면서, 의료공백은 더욱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은 휴진 신고 마지막 기한으로, 다수의 개원의들이 휴진신고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휴진하려는 의료기관들에 대해 3일 전(휴무일 제외)까지 시군구 보건소에 휴진신고를 하라고 밝힌 바 있다.

환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대학병원에서는 중증질환, 희귀질환을 진료하는데, 집단휴진으로 외래 진료, 수술일정이 미뤄진다면 환자불편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등 6개 단체가 소속된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전날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휴진을 철회해달라고 주장했다.

28년째 루게릭병으로 투병중인 김태현 한국루게릭연맹 회장은 "(정부는) 법과 원칙에 입각해 의사집단의 불법 행동을 엄벌해달라"며 "의사들의 행동은 조직폭력배와 같다. 죽을 때 죽더라도 학문과 도덕 상식이 무너진 의사 집단에 의지하는 것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환자단체연합회도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계의 집단휴진 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