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일주일 휴진' 철회…"전공의 다치면 행동"(종합)

"정부, 환자들 버려…우리가 진료할 수밖에 없는 상황"
"전공의 악마화, 돌아오겠나…증원 안 멈추면 돌파구 없어"

최창민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5.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강승지 기자 = 의대 증원이 확정될 경우 일주일 휴진을 하겠다고 한 교수들이 환자들의 곁을 계속 지키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다만 전공의들에게 위해가 가해진다면 예고한 대로 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은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환자의 진료나 안전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고, 교수들은 정부가 환자를 버린 걸로 판단했다"며 "우리가 지금처럼 중증·응급 환자를 진료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국 19개 의과대학 교수들이 모인 전의비는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을 확정할 경우 일주일간 집단 휴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전의비는 전공의들에게 위해가 가해질 경우 결의했던 대로 행동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환자들의 피해가 명확한 상황에서 우리가 그렇게까지(일주일 휴진까지) 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며 "만약 전공의들의 면허정지를 시키거나 한다면 어쩔 수 없다"며 "예전에 하기로 했던 것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일이 벌어질 텐데 정부가 그렇게까지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어 전공의와 학생들이 돌아올 수 없게 됐다며 세계 최고의 의료를 자부하던 대한민국이 이제 의료 수준의 퇴보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전공의의 요구사항은 변화가 없는데도 정부는 가장 중요한 의대 정원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절대로 변화할 수 없다고 하면서 마치 전공의들이 대화를 하지 않고 있다고 책임을 떠넘기고 악마화하고 있다"며 "정부는 강력한 조건을 달아놓고 왜 우리에게는 조건 없이 나오라고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교수들도 전공의와 학생들의 의지를 꺾기 힘들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가 아무것도 처리를 안 하고 압박 수위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전공의에게) 나오라고 우리가 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학생들에 대해서는 의견을 아무리 얘기해도 대응을 안 하고 '휴학 안 돼, 무조건 어떻게든 돌아와'라고 얘기하니 대화할 분위기가 안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학생들의 입장을 물어보고 해도 증원이 멈추지 않는 한은 다른 돌파구가 지금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전의비는 또 과거 부실 교육으로 폐교된 서남대 의대를 언급하며 정부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인증 기준을 조정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학생을 가르치는 의과대학 교수들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정부는 정확한 실태조사나 예산안도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며 "정부는 수많은 발표를 통해 의과대학 교육이 부실해지지 않는다고 하였지만 의대 정원 배분과정을 보았을 때 제대로 된 의학 실력을 갖춘 의사를 양성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은 자연적으로 도태되기를 원하고, 의사 인력이 종합병원에 확보될 수 있도록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이미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는 중증, 응급환자를 담당하기에도 벅찬 상태"라며 "병원의 재정악화로 인해 많은 의료진들이 노력하고 있음에도 조만간 병원의 도산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살리겠다고 하는 필수의료부터 급격하게 붕괴되고 있다"며 "한국 의료는 이전과 다르게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고 필수 의료는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만 잘 순조롭게 넘어가면 협조적으로 할 것"이라며 "올해는 제발 의대 정원에 대해 젊은 의사들과 학생들의 미래를 생각해 한 번쯤은 멈춰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