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안 받으면 치명률 80%까지…레지오넬라균 감염 주의하세요
대표적 건물 관련 질병…냉각탑 등 주기적으로 소독해야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말라리아, 뎅기열과 같이 제 3급 법정감염병으로 분류돼 있는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감염이 늘어나는 여름을 앞두고 보건당국이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레지오넬라균이 자랄 수 있는 환경·급수설비가 설치된 대형 건물과 시설 등이 늘어나고, 고령층이 증가하면서 레지오넬라증은 세계적으로 집단 발생 사례와 사망자가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환자 발생 건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9년 501명에서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368명으로 줄었으나 2021년 383명→2022년 415명→2023년 476명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올 들어서는 이미 10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레지오넬라증은 레지오넬라균(Legionella species)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제3급 급성 호흡기감염병이다.
레지오넬라균은 강, 호수, 하천 등 자연계에 낮은 농도로 존재하는 세균이지만 25~45℃의 따뜻한 물이나, 건물·시설 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배관시설의 고인물, 냉각탑수, 급수시설에서 급속도로 증식한다.
증식한 레지오넬라균은 급수 시 작은 물방울 입자 형태로 공기 중으로 나와 호흡기를 통해 인체 감염을 일으켜 대표적인 건물 관련 질병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특성은 대규모 집단 발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다중이용 시설인 대형 건물, 온천, 찜질방, 수영장, 야외 분수대, 병원 등과 같은 곳에서 레지오넬라균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질병청 관계자는 "레지오넬라증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냉방기의 사용이 많아지는 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건물의 냉각탑, 냉온수 급수 시스템, 목욕탕 욕조수, 분수대 등에 대한 주기적인 청소 및 소독을 해주어야 한다"며 "수온, 소독제 잔류 농도 등도 꼼꼼하게 관리해 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건강한 사람은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더라도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 특별한 치료 없이 일주일 이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50대 이상, 만성폐질환자, 흡연자, 면역저하자, 암환자, 당뇨‧신부전‧간부전 등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의 경우 감염 후 숨가쁨 증상과 함께 호흡 곤란(폐렴형) 등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치명률 또한 일반인은 5~10%지만 면역저하자의 경우 30%까지 치솟는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는 치명률이 40~80%에 이른다.
특히 레지오넬라균 감염은 50대 이상에서 많이 나타난다. 올해 레지오넬라증 발생 환자 101명 중에서도 95명이 50대 이상이었다. 최근 7년간 평균 50대 이상 환자 비중도 92.8%를 기록했다.
이에 질병청은 레지오넬라증 개요, 감염경로, 발생추세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각 부처가 관리 중인 시설별로 레지오넬라증을 예방하기 위한 주요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17일 레지오넬라증 시설·설비별 예방관리를 위한 범부처 설명회를 개최하고 '시설별·설비별 레지오넬라증 관리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레지오넬라증 예방 및 관리를 위해 매년 지자체와 함께 냉각탑수, 급수시설 등 환경수계시설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환자 발생 신고시 환경 및 노출자에 대한 역학 조사를 실시 중"이라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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