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경보 '경계→관심' 두 단계 낮춘다…중수본·방대본 운영 종료
'5일 격리' 권고 완화…"4년 3개월 간의 긴 여정에 마침표"
의료기관 마스크 착용 의무→권고…무증상자 검사비 지원 중단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코로나19의 위세가 점차 줄어들면서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약 1년 만에 3단계인 '경계'에서 1단계인 '관심'으로 두 단계 낮춘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에 확진된 경우 '5일 격리' 권고 기준도 '주요 증상이 호전된 후 24시간 경과 시까지'로 달라진다.
또 병원급 의료기관 및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에서 의무적으로 해야했던 마스크 착용도 권고로 전환된다.
질병관리청은 19일 오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 결과 다음달 1일부터 코로나19 위기단계를 '경계'에서 '관심'으로 낮추고 확진자 격리 권고 기준을 인플루엔자(독감)와 유사한 수준으로 완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위기단계는 심각→경계→주의→관심 단계로 나뉘는데, 방역당국은 2020년 1월 코로나19 국내 첫 번째 확진자가 확인됐을 때 '주의'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한 2월 '심각' 단계로 위기 단계를 올린 바 있다.
이후 지난해 5월 위기단계를 '경계'로 하향 조정한 뒤 약 1년 만에 두 단계 낮춰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으로 하향한 것이다. 현재 '관심' 단계로 지정된 감염병은 엠폭스로, 엠폭스는 지난해 9월 '주의'에서 '관심'으로 하향됐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지난 2020년 1월 중수본이 구성된 이후 4년 3개월 간의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회의"라며 "위기단계 하향에 따라 중수본과 중앙방역대책본부 운영은 종료되지만 질병청 내 코로나19 대책반 운영을 통해 대응에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수본이 코로나19 위기단계를 한 번에 두 단계까지 낮추기로 한 데에는 △큰 폭으로 감소한 확진자 수 △JN.1 변이의 우세종화 △치명률·중증화율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줄어들었고 지난 1월부터 JN.1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고 있어 단기간 유행 급증 가능한 변이가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의 치명률·중증화율도 계속해서 줄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현재 미국·일본 등 대다수 국가도 비상대응체계를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나 내년 동절기까지 변이 발생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기 단계 완전 해지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수본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표본감시) 결과 3월 2주 5528명→3월 3주 4871명→3월 4주 3814명→4월 1주 2966명으로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 치명률 또한 2020년 2.19%→2021년 0.91%→2022년 0.09%→2023년 0.06% 감소했다. 중증화율도 2020년 4.34%→2021년 2.26%→2022년 0.14% →2023년 0.15%로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코로나19가 독감 수준인 '4급 감염병'으로 조정된 이후에도 '일부 의무'로 시행돼 오던 방역조치가 모두 권고로 바뀌고 확진자 격리 권고 기준도 기존 '검체 채취일로부터 5일 권고'에서 '기침, 37도 이상의 발열 등 코로나19 주요 증상이 호전된 후 24시간 경과 시까지'로 한층 더 완화된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 영국, 스페인 등 다수 해외 국가는 격리 권고 기간을 정부가 별도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도 지난달 말 '5일 권고'에서 '발열이 없고 증상이 호전된 후 24시간 경과 시까지'로 완화한 코로나19 격리 지침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격리 권고 완화 조치가 격리와 휴식이 필요없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아프면 쉬는 문화가 계속 우리 사회에 정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감염취약시설 입소자 선제검사 의무도 감염취약시설 종사자, 보호자, 간병인과 동일하게 권고로 바뀐다.
의료지원체계는 계절독감과 동일한 수준의 일반의료체계 편입을 목표로 하되 과도기적 단계로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 검사비·치료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조정한다.
먼저 무증상자에 대한 검사비 지원은 없어진다. 유증상자 중 △60세 이상, 12세 이상의 기저질환자·면역저하자 등 먹는치료제 대상군 △의료취약지역소재 요양기관, 응급실 내원환자, 중환자실 입원환자에게는 신속항원검사(RAT) 비용을 계속 지원한다.
먹는치료제 대상군의 확진을 위한 PCR 검사의 경우 건강보험을 적용하지만 한시적으로 지원되던 본인부담 지원은 종료된다.
입원치료비는 건강보험을 계속 적용한다. 다만 일부 중증환자에게 지원하던 국비 지원은 종료하되 의료비가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주는 정도에 이르면 그 차액을 돌려주는 '본인부담상한제'로 부담을 낮춘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지원되고 있는 팍스로비드 등 치료제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등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나 등재 전까지 과도기에는 일부 본인부담금을 산정한다.
치료제 3종의 약가를 사용빈도에 따라 가중평균한 약가의 약 5% 수준인 5만원이 부과되며, 다만 의료급여 수급권자 및 차상위 본인부담경감대상자에 대해서는 무상지원을 유지한다.
치료제 처방 및 조제는 기존과 동일하게 코로나19 치료제 담당기관으로 지정된 약국과 의료기관에서 받을 수 있다. 담당기관 목록은 감염병포털 내 '코로나19 치료제'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신은 2023~2024절기 접종까지만 전국민 무료접종을 유지하고, 2024~2025절기 백신접종부터는 65세 이상 고령층,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 한해서만 무료 접종한다.
감시·대응 체계도 바뀐다. 질병청은 앞으로 코로나19를 독감과처럼 호흡기 표본감시체계를 통해 발생 추이를 감시한다. '경계' 단계에서 한시적으로 운영하던 코로나19 양성자 감시체계는 종료된다.
코로나19 표본감시 현황은 매주 목요일 감염병 포털 내 감염병 소식란에 올라오는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 소식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이번에 위기단계가 하향되고 코로나19 확진자 격리도 완화되지만 아프면 쉬는 문화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건강 보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문화"라며 "앞으로도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고 손씻기, 기침예절 등 일상 생활에서 개인방역수칙을 잘 준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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