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의정 갈등 속 대한병원협회 차기 회장 선거 하루 앞으로

3500여개 의료기관이 가입 전국 최대 규모 병원 단체
이상덕 대한전문병원협회장 vs 이성규 대한중소병원협회장 '2파전'

대한병원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이상덕 후보(왼쪽)와 기호 2번 이성규 후보. (협회 제공)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전국의 30병상 이상 3500여 개 의료기관을 회원으로 둔 대한병원협회의 차기 회장을 뽑는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는 현재 대한전문병원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병원장과 대한중소병원협회장인 이성규 동군산병원 이사장이 후보로 나와 접전을 펼치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제42대 대한병원협회장 선거가 12일 열리는 제65차 정기총회에서 치러진다. 후보는 총 2명으로 기호 추첨을 통해 이상덕 후보가 기호 1번을, 이성규 후보가 기호 2번을 달았다.

1959년 68명의 병원장들이 모여 만든 대한병원협회는 현재 30병상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의원을 제외하고 전국에 있는 병원급 의료기관이 가입해 있으며 병원 발전과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회장 선출을 위한 투표에는 협회 회원 모두가 참여하지는 않는다. 전국의 지역 및 직능 단체에서 추천된 40명의 임원선출위원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유효 투표의 과반수를 얻어야 당선이 확정된다. 신임 회장의 임기는 오는 5월 1일부터 2년이다.

임원선출위원에는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장, 이화성 가톨릭중앙의료원장, 금기창 연세대의료원장 등을 비롯한 대학병원장들과 고도일 고도일병원장, 김상일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장, 김진호 예손병원장 등 전문병원장과 종합병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번 선거는 의대 증원 문제로 의료계가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치러지고 있어 의료계 안팎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기호 1번인 이상덕 후보는 이와 관련해 뉴스1과의 통화에서 "회원들의 요구가 있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덕 후보는 이를 위해 보건의료 정책이 수립되고 실행되는 과정에서 정부의 정책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 '대한 병협 버전 2.0'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협회 조직의 활성화에도 힘을 쏟겠다고 했다. 이상덕 후보는 "병협은 여러 종별 요양기관의 모임으로 상급종합병원부터 종합병원, 중소병원, 전문병원, 요양병원, 재활병원, 정신병원 등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병원들이 가입돼 있다"며 "각 종별 병원들이 회무에 참여할 기회를 확대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네트워크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실, 정부, 국회, 언론과 더 유기적인 관계를 쌓아 소통의 창구를 활짝 열겠다"며 "다양한 종별 요양기관이 모여있고 대한민국 최고의 의료 전문가들이 회원 병원에 포진한 병협이 정책개발 과정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나라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대한민국 의료가 글로벌 역량을 갖추는 데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이상덕 후보는 경기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현재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또 대한전문병원협회 회장 및 병원협회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다.

기호 2번인 이성규 후보도 이번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 "역대 최대 위기의 시기를 보내는 만큼 어려운 국면을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해 지혜와 열정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성규 후보는 먼저 근거 중심의 선제적인 정책을 제시하기 위한 '전문가 자문단 구성'을 제시했다.

또 이성규 후보는 "병원 규모와 전문 분야, 지역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 각각의 목소리를 낸다면 어느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이해와 공감 능력이 중요한 시점에서 직능별 병원협회의 회무와 운영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대한민국 의료 기술을 세계에 알리고 의료 산업을 국가 성장 동력으로 육성 △병원인만을 위한 이익단체가 아닌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책임있는 기관 △대한병원협회에 전문인력을 보강하는 조직 재정비 등을 약속했다.

이성규 후보는 "의대정원 확대, 필수의료 패키지, 지역의료 살리기, 적정 수가 보상 등 최근 병원계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복잡한 현안들과 많은 난관이 예상되지만 차근차근 실타래를 푸는 심정으로 한걸음씩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성규 후보는 전주고등학교와 전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신경외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현재 군산에서 동군산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또 대한병원협회 기획 및 정책위원장을 지내고, 현재 대한중소병원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