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아휴, 눈을 못 뜨겠네"…안구건조증 얕봤다간 큰일
환절기, 전자기기 사용 등으로 발생 위험 높아져
심하면 각막 손상, 시력저하…반드시 치료 받아야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평소 렌즈를 끼고 다니는 A 씨는 최근 들어 극심한 안구건조증에 고생을 하고 있다. 인공눈물을 넣어도 잠시뿐, 다시 뻑뻑한 눈에 열감과 두통까지 호소하고 있다.
A 씨는 안구건조증을 오랫동안 달고 살고 있지만 특히 봄철이 되면 황사와 미세먼지 등으로 더욱 고통에 시달린다. 하지만 단지 눈이 마르는 것뿐이라는 생각에 따로 병원을 찾아본 적은 없다.
안구건조증은 쉽게 말해 눈 표면에 수분이 증발해 발생하는 안질환이다.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건 물론 컴퓨터,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콘택트렌즈 사용, 레이저를 이용한 근시교정 수술, 백내장 수술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노화도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다.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는 환자 또한 계속 느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9년 안구건조증 진료인원은 267만 9000명으로, 2016년(249만 9000명) 대비 7.2%p 증가했다.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전국 20~60대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눈의 뻑뻑함, 눈 시림, 충혈, 작열감, 이물감, 통증, 시력 저하 등 안구건조증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8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건조한 환절기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도 안구건조증이 심해지지만 요즘에는 스마트폰, 모니터 등의 전자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빈도와 시간이 늘어나면서 눈깜빡임 횟수가 줄어 눈물이 마르면서 안구건조증이 발생해 이를 호소하는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안구건조증은 별문제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심하면 각막궤양, 실명까지 이르게 돼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점이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안과 정인권 교수는 "안구건조증을 단순히 눈을 불편하게 만드는 가벼운 질환으로만 여겨 방치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눈의 각막을 보호하는 눈물막이 안구건조증으로 제 역할을 못하면 각막 손상, 감염,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빨리 치료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눈의 이물감이나 열감이 나기도 하고 눈부심, 침침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심해지면 불편한 느낌을 넘어 각막의 손상, 시력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증상이 나타난다면 빠른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안구건조증으로 진단을 받으면 일차적으로 인공눈물을 사용해야 한다.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방부제에 대한 독성을 예방하기 위해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일회용 인공눈물은 한 번 쓰고 남더라도 개봉 시 균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버려야 한다.
눈이 건조하다고 해서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정인권 교수는 "잦은 인공눈물 사용은 안구 표면의 점액을 씻겨 나가게 할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며 "식약처 기준으로 하루 4~6회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염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항염증제를 사용할 수 있다. 눈꺼풀 온찜질과 세척 또한 안구건조증의 예방 및 완화를 위한 좋은 건강습관이 될 수 있다.
김동현 교수는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무조건 인공눈물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눈 상태에 맞는 치료법 적용을 위해 안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며 "전자기기 사용 시간을 줄이거나 업무 중 틈틈이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등 일상 속에서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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