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코로나, 끝난 게 아니다"…고령층·기저질환자 파고든다

손명순 여사도 고령에 코로나로 인한 폐렴에 줄곧 입원
전파력·면역회피능 증가한 JN.1 우세…조기진단·치료 중요

1월2일 오전 대구 달서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지난 연말 운영이 종료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2024.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쓴 지 어느덧 5년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대유행) 종식을 공식 선언하며 일상도 제자리를 빠르게 찾았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여전히 변이를 거듭하며 건강을 위협한다.

13일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양성자 표본감시 주간 소식지'를 보면 전국 527개 표본 의료기관을 통해 신고된 2월 4주(2월 25일~3월 2일) 코로나19 신규 양성자 수는 4538명(일평균 648명)이었다.

2월 2주(11일~17일) 7214명까지 오른 뒤 감소세를 보이나 여전히 주 4000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공식적으로 확진되고 있다. 질병청은 지난해 8월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낮추며 전수감시를 중단하고 527개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양성자 발생 수준을 확인하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 중 전파력과 면역회피능이 강하다고 알려졌던 BA.2.86(피롤라) 검출률은 1.6%까지 줄어든 가운데 이 변이에서 유래한 JN.1(BA.2.86.1.1) 검출률은 1월 1주 14.9%에서 2월 4주 89.6%까지 오르며 16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신규 코로나19 양성자 중 60세 이상 고령 양성자의 비중이 1월 2주 이후 34~36%대에서 2월 4주 40%까지 증가했다. 각종 호흡기 감염병이 환절기에 유행하는 만큼 고령자,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은 건강 관리에 더 주의하고 코로나19의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는 지난 7일 오후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손 여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이때 언론 브리핑에서 "여러 질환이 있지만 숙환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손 여사가) 2022년 12월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인 시기,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으로 악화해 입원한 뒤 상태가 호전됐다가 나빠졌다 했다"면서 "워낙 고령이고 코로나19로 인해 폐렴이 악화돼 계속 병원에 있었다. 인공호흡기 비슷한 걸로 치료를 받아왔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10명 중 9명(91.9%)은 65세 이상이었고 기저질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리면 기저질환 없는 환자 대비 사망률이 4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주은정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엔데믹 상황에서 예방 접종 및 과거 감염 이력 등으로 중증화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2차 합병증 발생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최근 병실 내 감염 및 지역사회 감염으로 인한 확진자 수가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고, 특히 고령층을 비롯한 고위험군의 경우 코로나19 증상에 대한 인지가 낮아 진단 및 치료가 지연되는 만큼 유의가 필요하다"면서 치료에는 '항바이러스제'가 쓰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뉴스1 ⓒ News1

먹는 약(경구제)과 주사제가 있는데 경구제는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해야 중증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증상 발생 후 5일 이내 처방받아야 한다. 고위험군에 경구제 초기 투약이 중증 및 사망 예방에 중요하며 증상이 경미하거나 호전되더라도 반드시 5일 치를 모두 복용해야 한다.

주 교수는 "코로나19는 아직 산발적인 감염이 지속되는 예측이 어려운 질환"이라며 "고위험군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해 빠른 검사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내에서 활용되는 코로나19 경구제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와 MSD의 '라게브리오'(몰누피라비르) 2종이다. 질병청이 일차적으로 권고하는 약은 팍스로비드지만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일부는 사용이 어렵다.

팍스로비드는 간 장애가 있거나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쓰기 어렵다. 병용 금기 약이 37개에 달하고 그중 국내 사용이 허가된 약물은 총 26종이다. 부정맥 치료제, 고지혈증 치료제, 전립선 치료제 등이 포함된다.

라게브리오는 기존 복용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없는 경구제다. 기존 약의 처방 용량 조절이나 투약 중지·대체 등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복용 가능하다. 신장·간 질환 환자들은 물론, 중증 만성 신장애 투석 환자도 복용할 수 있다.

주 교수는 "코로나19는 환자 나이, 기저질환, 중증도 등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다르다"면서 "라게브리오는 약물상호작용이 없어 고령자,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서도 처방이 용이하다. 진료 현장에서 다른 약을 쓰기 어려운 환자에게 중요한 옵션"이라고 소개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