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약 12조 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배터리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 사업에서 철수한 가운데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 화유코발트가 이 사업에 대신 들어가기로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바흘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투자자 수준에서만 변화가 생긴 것"이라며 "LG는 더 이상 참여하지 않지만 중국의 전략적 파트너인 화유코발트가 이를 대체한다"고 밝혔다.
화유코발트는 중국 1위 코발트 생산업체로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이 주도했던 이번 사업에 참가하기로 했던 기업 중 하나다.
라하달리아 장관은 사업의 기본 계획에는 변동이 없으며 화유코발트가 인도네시아 국영 기업들과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산 로슬라니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상이 길어지면서 한국 기업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LG에너지솔루션을 대체할 기업으로 화유코발트를 선정한 배경과 관련해서는 '친숙함'을 사유로 들었다.
로산 장관은 "화유는 인도네시아에 투자해 왔다"며 "그들은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 정부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위한 142조 루피아(약 12조 원)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안정적으로 배터리 원재료를 확보해 배터리 사업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에 연간 200기가와트시(GWh)의 배터리 생산 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2022년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LX인터내셔널·포스코·화유코발트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니켈 광산 채굴과 제련·정련, 배터리셀 생산으로 이어지는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지난 18일 LG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GP)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인해 당시와 시장 상황이 달라져 프로젝트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함께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작공장 HLI그린파워를 준공하기도 했다. HLI 그린파워에선 연간 10GWh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계속 협력할 것이며 인도네시아 배터리 합작사인 HLI 그린파워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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