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증세까지"…李 "바람직하지 않아"

(서울=뉴스1) 원태성 박재하 임세원 기자 = 이재명·김경수·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3인은 18일 증세 문제와 관련해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진행된 민주당 대선 경선 첫 TV 토론회에서 두 후보를 향해 "각 공약에 있어 많은 재원이 소요되는데 증세와 관련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며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증세까지 얘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현재 상태로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려워 정부 부담을 민간에 떠넘기는 증세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 재원은 조세 지출 조정을 통해 마련하고 길게 보면 성장률을 회복해서 재정에 근본적인 대책을 만드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경수 후보는 "대한민국이 처한 국가적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 전략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재정을 확대해야 한다"면서도 "선결과제는 이 문제를 국민과 상의하려면 세정과 재정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가 말한 지출 조정만으로는 지금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기 어렵고 (세금과 관련한 국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뼈를 깎는 자기 혁신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연·김경수 후보는 증세 필요성에, 이 후보는 증세를 지양하는 편에 선 셈이다.

'경제통'으로 칭해지는 김동연 후보는 두 후보의 답변에 "상당히 원론적인 말로 들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증세로 가려면 뼈를 깎는 세출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첫 단계로 조세 감면 제도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정치권에서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적 감세 경쟁이 벌어지는 것에 여러 번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는데 (후보들이) 감세 공약을 남발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3명의 후보는 경제 위기 극복 방안으로 대규모 추경(추가경정예산)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내수가 워낙 침체돼 있다"며 "내수시장을 살리기 위한 골목상권, 자영업자를 살리기 위한 즉각 조치가 필요하고 당연히 대규모 추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한다"며 "장기 대응으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하겠다"고 언급했다.

김동연 후보는 "30조 원에서 50조 원 정도의 추경 대책을 여러 차례 촉구했다"며 "경제가 어렵고 미래 먹거리를 위한 산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경제특명 전권대사를 여·야·정 합의로 임명해 이분이 책임을 지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를 포함한 경제 협상에 나서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는 "추경에 동의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근본적 해결방안"이라며 "수도권 일극의 성장축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