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소은 손승환 기자 = 국민의힘 경선에 나선 8명의 후보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의상과 소개 영상, 비전 발표에 공을 들였다.
나경원 후보는 8인 중 몇 안 되는 원내 후보인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국회의원 배지를 부착했고, 한동훈 후보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입었던 의상을 그대로 착용하며 '찬탄'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더불어민주당·개혁신당을 거쳐 국민의힘에 합류한 양향자 후보는 붉은색 슈트로 정체성을 강조했고, 이철우 후보도 '새로운 박정희'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박정희 동상 앞에서 애국가를 제창했다.
18일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비전대회 현장에서는 경선 후보 8인의 소개영상 및 비전 발표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유정복 후보는 국민의힘 상징색인 붉은색 니트를 차려입고 무대에 올랐다. 대본은 한 번도 쳐다보지 않고 청중을 바라보며 발표를 이어갔는데, 그간 강조해 온 청년 정책이나 인천시에서 유의미했던 정책들을 소개하며 행정가 이미지를 강조했다.
홍준표·김문수·이철우 후보의 드레스코드는 검은색 계열의 정장에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 넥타이로 같았지만, 각자의 차별화 지점은 달랐다.
홍 후보는 지난 대선 출마 이력을 강조하며 '준비된 대통령 홍준표'라는 이미지를 제시했다. 대부분 발표에서 큐카드를 바라보며 진행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를 비판하거나 "정권교체·정권재창출 그런 말을 할 생각은 없다"며 정견을 드러낼 땐 대본 없이 관중을 바라봤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포문을 열었다. 대부분의 발표를 정해진 자리에서 대본을 읽으며 진행했지만, "일자리가 많은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청년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주요 공약을 소개할 때마다 주먹을 번쩍 치켜들었다.

안철수 후보는 IT·과학 분야의 자유로움을 강조하기 위해 '노타이'로 무대에 올랐다. 시작 당시 입고 있던 재킷도 벗었다. "이재명을 압도할 자신이 있다"고 주장할 때 한껏 목소리가 커졌고, "트럼프·일론 머스크와 펜실베이니아 동문인 제가 일을 해내겠다"고 발언할 때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양향자 후보는 대본과 마이크 없이 등장해 청중들과 자연스럽게 문답을 이어나갔다. '당원동지 여러분 함께 해달라'고 물었으나 대답이 시원치 않자 "이래 가지고는 신정권 창출 못한다"고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유년시절 어려웠던 가정 형편을 이야기하며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으나, 각 후보들과의 시너지·차별점을 제시하며 본인을 각인시키는 데 주력했다.
나경원 후보는 그간 더불어민주당과 맞서온 투사 이미지를 부각했다. 후보 소개 영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이재명의 민주당이야말로 내란수괴범 아닌가"라는 내용을 담으며 위기 상황마다 5선 의원의 역할을 해왔음을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의원·당원들과 함께 싸운 경험을 공유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국민 퍼스트"라는 주요 슬로건을 설명할 때 주먹을 쥐기도 했다.

이철우 후보는 '새로운 박정희'라는 이미지를 적극 노출했다. 후보 소개 영상에서 "우리도 어떻게든 남과 같이 잘살아봐야겠다"고 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육성을 담았다. 박 전 대통령의 동상 앞에서 애국가를 제창하며 값진 역사를 이어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동훈 후보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던 날 입었던 의상을 다시 등장했다. 지난 계엄 해제 과정에서 역할을 했음을 노출하며 '아주 보통의 하루를 지켜드리겠다'는 슬로건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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