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김병택 시인의 시집 '아득한 상실'이 출간됐다.
시집 '아득한 상실'은 일상 경험의 깊이를 시어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특별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깊어가는 겨울', '바람 1-바람의 속성', '장미', '익사한 꿈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인간 존재와 삶의 본질을 섬세하게 탐구한다.
김병택 시의 핵심은 ‘바람’과 ‘상실’이다. 그는 ‘바람’을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닌, 인간의 내면과 영혼을 깨우는 존재로 그려낸다. '바람 1-바람의 속성'에서는 “지난해 겨우내 불었던 바람이/ 올해도 이 마을에 다시 찾아와/ 소명을 수행하는 것처럼 불고 있다”라는 구절을 통해, 변함없이 반복되는 바람 속에서 불멸을 향한 인간의 꿈과 의지를 담아낸다.
또한, 표제시 '아득한 상실'에서는 “이젠, 한 톨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다 옛날의 모든 것은”이라는 표현으로 사라진 시간과 잊힌 기억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전한다. 이처럼 김병택의 시는 일상의 사소한 순간 속에서도 본질적인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한다.
김병택의 시에서 바람은 종종 시간과 기억, 그리고 존재의 지속성을 상징한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흔적과 효과는 분명하다. 이는 전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의 말과도 연결된다. “영혼은 바람과 같아서, 우리가 볼 수는 없지만 그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그 효과는 심오하다.” 그의 시에서 바람은 바로 이러한 영혼의 움직임과도 같다.
김병택 시인은 제주시에서 태어나 1978년 7월호 현대문학에서 문학평론이 천료되어 문단에 데뷔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1986년에는 동국대 대학원에서 '한국 초기근대시론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를 계기로 김수영·김춘수 등의 시와 시론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30여 년 동안 시인론·시론·작가론·비평론·지역문학론·지역문학사·지역예술사·비교문학 등의 분야를 천착했다.
저서로 '바벨탑의 언어' '한국 근대시론 연구' '한국 현대시론의 탐색과 비평' '한국문학과 풍토' '한국 현대시인의 현실인식' '제주 현대문학사' '제주예술의 사회사'(상,하) '현대시의 예술 수용' '시의 타자 수용과 비평' 등이 있다. 2016년에는 '심상'(시) 신인상으로 다시 등단했고, 시집으로 '꿈의 내력' '초원을 지나며' '떠도는 바람' '벌목장에서' '서투른 곡예사' 등이 있다.
김병택 지음/ 황금알 펴냄/ 144쪽/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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