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지난해 노벨문학상 이후 서점가에서 돌풍을 일으킨 소설가 한강의 대표 작품들을 해설한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은 '강렬함과 낯섦', '아름다움과 난해함', '인간의 잔혹함과 선함'이 공존하는 한강 대표 작품들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고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감을 시도하며 한강의 문학세계를 '밀푀유'처럼 겹쳐 읽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대중비평집이다.
한강은 지난해 노벨상 수상 소감을 밝히는 강연에서 그가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세상에 던진 질문의 변화 추이를 밝혔다.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자를 구할 수 있는가?' △'세계는 왜 이토록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이렇게 아름다운가?'
한강은 우리나라에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안겨주며 한국의 문학적 위상을 높였다. 하지만 막상 그의 작품을 읽어본 독자들 사이에선 호불호가 갈리는 것도 사실이다. 온전히 읽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채식주의자'는 강렬하지만 낯설고, '희랍어 시간'과 '흰'은 아름답지만 다소 어렵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인간의 선함과 아름다움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인간의 잔혹성이 너무도 끔찍하게 묘사되고 있어 다음 장을 넘기기가 두렵다.
"한강 소설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라는 질문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다. 이를 위해 이 책은 한강 작품을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은지, 작가가 작품에서 자신의 질문과 고민을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는지, 작품을 통해서 한강 작가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인사이트와 조언을 제공한다.
김건형(채식주의자)·최다영(희랍어 시간)·성현아(소년이 온다)·허희(흰)·강경희(작별하지 않는다) 등 5인의 공저자가 각각의 작품 해설을 맡았다. 한강문학의 셰르파 역을 맡은 공저자들은 모두 한국문학의 최전선에서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문학평론가들이다.
이들은 독자들에게 '세계는 왜 이토록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이렇게 아름다운가?'라는 한강이 세상에 던진 이 질문과 대답이 어떻게 그의 작품에 스며들어 있는지의 흔적을 안내한다. 특히 '죽은 자와 산 자가' 어떻게 연결되고, '과거가 현재를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이 책에 대해 "프랑스어로 '천 장의 잎'이라는 의미를 가진 '밀푀유'는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모양과 맛의 디저트다. '한강을 읽는다'는 바로 '밀푀유'와 같은 기획"이라면서 "다섯 분의 문학평론가가 가장 예리한 시선을 겹치고 포개어 다층적으로 해석한 이 대중비평서를 통해 한강의 세계를 통째로 재구성해보는 특별한 문학적 경험을 해보길 권한다'고 이 책을 추천했다.
△ 한강을 읽는다/ 김건형·최다영·성현아·허희·강경희 글/ 애플씨드/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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