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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디지털교과서로 맞춤학습?…"우열반 재현될라" 우려도

교육부 "심화학습과 선행학습은 달라…학생 흥미 유도"
교육계 "'준비되지 않은' 학생 위해서라도 교사 더 필요"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서한샘 기자 | 2023-06-08 14:01 송고 | 2023-06-08 15:05 최종수정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2023.2.23/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2023.2.23/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교육당국이 2025년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학교 현장에 도입,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수준과 속도에 맞게 배우게 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일각에선 이른 '우열반'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AI 디지털교과서는 AI를 포함한 지능정보화기술을 활용해 학생 데이터 기반의 맞춤 학습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디지털교과서와 차별화된다.

학습분석 결과에 따라 느린 학습자에게는 보충학습 자료를, 빠른 학습자에게는 심화학습 자료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교육격차를 완화하고 모두를 인재로 키우는 맞춤교육을 실현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교육부 제공)
(교육부 제공)

다만 '한 교실 안에서 특정 아이만 심화학습에 들어가는 식'이 되면서 오히려 사교육을 불러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심화학습과 선행학습은 엄연히 다르다면서 다양한 교수학습법을 통해 학생이 공부에 좀 더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사교육비를 줄여보겠다는 것"이라며 "맞춤형 학습을 하면서 콘텐츠만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교사의 손길이 중간중간 갈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사교육비를 줄여나가는 데 큰 성과를 거둬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이 빠른 학습자인지 느린 학습자인지는 AI 보조교사가 일단 판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서 교사의 판단도 들어갈 것이란 설명이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도 AI만으로 맞춤형 학습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송 위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현재 전제는 학생들이 공부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면서 "코로나19 계기에 원격수업 때 경험했지만 공부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학생들도 많다. 이 학생들은 옆에서 선생님이 챙겨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렇지 않으면 결과적으로는 학교별, 동네별, 지역별로 우열 형태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도 구두 논평을 통해 "AI디지털 교과서는 교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생 개개인을 피드백해야 한다는 점에서 교사가 더 필요한 문제"라면서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충분히 줄여주는 교원 수급정책이 함께 따라줘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현장에 필요한 교원 확충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맞춤형 학습을 한다고 해도 기존의 일괄적인 평가방식과 연계되면 사교육이 유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결국 평가방식이 새로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과서 활용과 평가는 별개"라면서 "실제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학습이) 이뤄지는 과정을 보면서 구체적으로 평가에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해서는 그때 고민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조성철 대변인은 "AI 디지털 교과서가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저절로 끌어내거나 맞춤형 교육에 만능일 거라고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세부방안의 촘촘한 검토와 현장 교원의 적극적인 참여는 물론 학내망 구축, 보완문제 해결, 학급당학생수 감축과 같은 물리적 환경 조성이 필수"라고 당부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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