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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방중'이 주목되는 이유… 한중관계 설정에도 영향 미칠 듯

전문가 "외교적 관여 공간 넓어지겠지만… 탐색·조정 거칠 수도"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2023-06-08 14:39 송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 AFP=뉴스1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 AFP=뉴스1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머지않아 중국을 방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교가에선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실현될 경우 그 결과에 따라 향후 미중관계뿐만 아니라 한중관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당초 올 2월 초 중국을 방문, 친강(秦剛) 외교부장과의 미중 외교장관회담에 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이 중국으로 떠나기 직전 중국 당국이 날려 보낸 이른바 '정찰 풍선'(고고도 정찰용 기구)가 미 본토 상공에서 발견되면서 그의 방중도 무기한 연기됐다.
중국 당국은 당시 해당 기구가 기상관측 등 과학연구 목적의 '민간용 기구'라고 주장했지만, 미국 측은 자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공군 전투기를 띄워 격추시켰다. 이 때문에 최근 수년간 계속돼온 미중 간 패권경쟁에 따른 갈등 역시 한층 더 심화돼왔던 상황이다.

그러던 중 지난달 10~1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王毅)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간 회동이 성사된 것을 계기로 미중 간에도 다시 '대화' 국면이 조성되기 시작했다는 게 국내외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회견에서 "조만간 (미중관계) 해빙이 시작되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달 5일 중국 베이징에선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세라 베란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중국·대만 담당 선임국장이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 등과 만나 미중 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 News1 DB
© News1 DB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중 양측이 현재 '양안(兩岸) 관계', 즉 중국과 대만 관계를 놓곤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적어도 '대화' 필요성에 대해서만큼은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등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중 양측이 블링컨 장관 방중을 계기로 '상황 관리'에 돌입할 경우 한반도를 비롯한 주변국과의 외교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작년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동맹 강화·발전'을 외교 분야 최우선 과제로 삼아 미국과의 접촉면 확대에 집중해오면서 중국과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소원해졌다'는 평을 듣고 있는 상황.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한중 간 고위급 소통 재개나 올 연말 개최를 목표하고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 관련 논의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미중 갈등'과 '한미 간 밀착' 등의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중 간 대화가 본격화되면 우리나라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더 생길 것"이라며 한중 간 외교적 관여도 좀 더 원활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박 교수는 "지금도 우리 정부가 중국과의 대화를 소홀히 하는 건 아니다"며 "한중 양측이 (향후 관계 설정을 위한) 일종의 탐색·조정기간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 당분간은 대화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전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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