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주금공 '집값만큼만 갚는 주담대' 활성화 만지작…'깡통주택' 대안되나

유한책임 주담대 활성화 방안 용역 발주…민간 은행도 취급확대 유도
집값 변동 위험 감내해야 해 은행 반응은 '미온적'…"취급 확대 난망"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2023-06-08 06:55 송고
 서울 강서구의 한 빌라 밀집지역. 2023.5.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 강서구의 한 빌라 밀집지역. 2023.5.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부동산 상승세가 꺾이고 고금리 지속으로 '깡통주택'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이 문제 시 집값만큼만 상환하는 '유한책임 주택담보대출' 활성화 방안을 살피고 있다. 저금리 시기 '영끌족'이란 말이 생길정도로 무리한 대출에 나선 차주가 많았음에도 담보물만 믿고 적극 대출에 나섰던 은행들의 영업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최근 긴급공고를 내고 '유한책임 주택담보대출 중장기 발전방안'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유한책임 정책모기지 발전 방안을 살피면서 민간에서도 유한책임 주담대가 적극 취급되도록 하는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주금공 측은 "시기적으로 유한책임 대출에 대한 이슈가 중요해짐에 따라 공사도 이번 용역을 신속하게 검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유한책임 주담대란 집값이 내려가도 차주(돈 빌린 사람)는 시세만큼만 책임을 지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3억원의 주담대를 받은 집이 2억5000만원에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차주는 2억5000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금융사가 집값 하락에 대한 위험을 함께 지는 구조인 셈이다.

그간 유한책임 주담대는 변동금리 위험 등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때마다 리스크를 보완할 대안으로 제시돼 왔다. 실제 주금공은 지난 2017년 디딤돌 대출을 시작으로 이듬해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등 서민을 위한 정책모기지에 유한책임형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의 참여는 미미하다. 부동산이란 안전한 담보물에 대해서도 손실 부담을 가져야 한다는 이유에서 전면 도입에 미온적이기 때문. 금융당국이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료 일부를 감면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해도 반응이 심드렁할 정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값이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집을 살 사람이 없기에 유한책임 주담대에 대한 수요가 적을 수밖에 없다"며 "주담대 전면에 적용하는 게 아닌 이상 도입이 어려운 형태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정부가 유한책임 주담대 활성화에 나서는 것은 금리와 부동산 가격이 하락과 상승을 반복할 때마다 집값보다 대출금이 더 비싼 '깡통 주택'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실제 금융당국은 실제 금리 상승기 변동금리 차주의 부담을 줄이는 등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은행의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 확대도 추진하는 상황이다.

정책이 활성화되면 직접적으로는 취약 차주의 대항력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고, 근본적으로는 은행이 주택가격만큼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대출을 자제하게 되는 효과를 이끌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취약차주의 재기지원 등 정책 효과가 큰 데 반해 은행들의 손실 리스크를 높이는 만큼 참여를 이끄는 게 어려운 정책"이라며 "전략적으로 부도를 선택하는 일부 차주의 도덕적 해이 등도 문제로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fellsick@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