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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포럼] 광주에서도 콩이면 김해에서도 콩이 당연한 정치

(부산ㆍ경남=뉴스1) 신상훈 전 경남도의원 | 2023-06-08 06:30 송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 횡단보도에 정당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뉴스1DB)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 횡단보도에 정당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뉴스1DB)

민주당 내 상황이 심각하다. 송영길 전 대표와 김남국 의원 사태로 수면 위로 위기가 드러나자, 민주당은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6월 5일 이래경 혁신위원장이 선임되었고,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었다. 특히, 천안함 관련 과거 발언들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았다. 그간 '안보에 강한 민주당'을 위한 노력도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는 말이었다. 결국 선임 9시간 만에 자진사퇴로 상황은 종료되었다. 해프닝이라 부르기에 너무나도 한가할 지 모를 9시간의 소요. 민주당이 처한 현재의 위기 상황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필자는 지난달 당내 개혁을 요구하는 7명의 젊은 동지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김남국 국회의원의 거액 코인 투자 논란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기자회견 후 도저히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전화와 문자, 각종 SNS 메시지를 받았다. '원외8적'이란 이름으로 각종 커뮤니티에서 조리돌림을 당했고, 여성 동지들은 외모비하나 성희롱까지 감수해야 했다. 교통사고를 당한 동지는 차라리 죽었어야 했다는 말까지 들어야했다. 여론의 관심을 받고 사는 정치인이라면 응당 감수해야 될 일이었지만,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우리는 왜 같은 민주당 당원들에게 비난받았을까?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이른바 검찰개혁이 실패로 끝나자, 당내에서 불거지는 문제의 원인을 모두 검찰 탓으로 여기기 때문은 아닐까? 상황을 객관적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보지 못하고 당원 지지자만 바라보기 때문은 아닐까? 정치를 하는 이유는 결국 세상을 바꾸기 위함이다. 그러기 위해선 아프더라도 우리 안의 문제를 먼저 들여다보고 절실하게 혁신해야만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필자는 지난해 6.1 지방선거 경남도지사에 출마했다. 민주당 중앙당은 경남에 관심이 없었다. 17개 광역 시·도 중 가장 마지막에 경선 일정을 확정하고, 1주일도 되지 않는 시간 내에 경선을 마쳤다. 한 차례 토론회도 없이, 당원과 도민에게 나를 소개할 기회도 없이 그저 단순 인지도에 기대어 도지사 후보를 선출했다. 그럼에도 경선 비용 수 천만 원을 지불하며 민주당과 정치권에 새바람을 불어 넣고자 했지만, 지역위원장들이 연판장을 돌려가며 경쟁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까지 하며 나는 경선에서 낙선했다. 민주당 내 기득권을 확인했고, 내가 해야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은 민주당 내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민의힘 역시 대통령에 대해 비판하던 당대표를 '내부 총질'이라 표현하며 당원자격 정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정치권 내에서 약이 되는 쓴소리는 사라졌고, 그 자리는 상대에 대한 원색적인 공격만이 남았다.

세상을 바꿀 것이 아니라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 필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광주에서 콩이면 김해에서도 콩이고 서울에서도 콩이 아주 당연한 것을 왜 정치권은 모를까?
신상훈 전 경남도의원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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