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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과 법정다툼 2년 일부 승소한 게임 유저…"아이템 뽑기 확률 공개해야"

[인터뷰]넥슨 확률형 아이템 관련 2심 승소한 김준성씨
확률 조작은 사기…아이템 확률 전수 공개 및 자성 촉구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2023-06-08 07:20 송고 | 2023-06-08 10:04 최종수정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대형 게임사 넥슨의 인기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는 굴곡을 겪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큐브'를 둘러싼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다.

2021년 2월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내 확률형 아이템 큐브에 부여되는 추가 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한다고 공지했다.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은 그간 확률이 동일하지 않았다는 점에 크게 분노하고 불매운동 및 트럭시위를 벌였다.

당시 넥슨에 직접 소송을 건 유일한 이용자가 있었다. 약 2년간의 소송 끝에 지난 1월 넥슨으로부터 청구금액의 5%를 지급하라는 2심 주문을 이끌어냈다. 경기도 안산시에 거주 중인 김준성씨다.

김준성씨는 해당 사건이 명백한 사기 행위라 봤다.

메이플스토리에 존재하는 아이템에는 부가 능력치인 '잠재능력'이 존재한다. 잠재능력은 최대 3개까지 설정이 가능하다. 유료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를 사용해야 보스 몬스터 공격시 데미지 추가, 몬스터 방어율 무시 등의 옵션을 교체할 수 있다.

유저들은 레이드 후 보상을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보스 몬스터 공격시 데미지 추가' 옵션을 가장 선호한다. 3개 옵션을 모두 해당 잠재능력으로 맞추는 '보보보'를 세팅하기 위해 유저들은 유료 아이템 큐브를 계속해서 구매했다.

한 해 기준 큐브를 통해 넥슨이 올린 매출은 약 25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메이플스토리 총 매출의 절반 가량이다.

이용자들은 넥슨이 '보보보'가 등장할 수 없도록 확률을 조정했다고 주장했다. 메이플스토리의 잠재능력이 총 2개까지만 나올 수 있게 설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2021년 3월 넥슨이 공개한 '큐브' 아이템 정보 (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2021년 3월 넥슨이 공개한 '큐브' 아이템 정보 (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김준성씨는 넥슨의 사기에 의해 아이템을 샀다며 2021년 2월 환불 소송을 제기했다. 그해 4월 1심에서는 패소했으나 올해 1월 2심에서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아이템 확률 차단은 넥슨의 의도적, 계획적 설정의 결과라고 판단된다"며 "확률형 아이템 거래에 필연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는 폐단인 사행심리 내지 매몰비용에 대한 집착 등을 유도, 자극, 방치한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기망행위로 평가된다"고 판시했다.

재판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넥슨은 김앤장 변호사 약 다섯명을 선임했다.

김준성씨는 변호사 없이 소송을 진행하다가 재판부의 '소송구제'를 받았다. 소송구제는 소송 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위해 법원이 직권으로 재판에 필요한 비용을 유예 또는 면제시키는 제도다.

2심에서 일부 승소하긴 했지만 3심이 남았다. 넥슨은 기존 김앤장 변호사 다섯에 유해용 변호사를 추가 선임했다.

유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사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다.

김준성씨 측은 이철우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 변호사는 게임법 전문가로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다양한 소송에서 게임사를 상대로 일부 승소를 거뒀다.

3심 확정시 메이플스토리에서 큐브를 구매한 유저에게 소급적용이 가능하다. 김준성씨는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같은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김준성씨는 "공정위에서 민원을 진행 중인데 속도가 더디다"며 "공정위가 (판결을 기준으로) 결정을 내리면 큐브 구매자 고객 전체에 자동을 환불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재판이나 민원과는 별개로 게임사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준성씨는 "(현재 확률형 아이템 관련 법률이 통과됐지만) 아직도 게임사들이 온갖 게임 아이템의 확률을 숨기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자율규제라는 이름으로 본인들이 원하는 확률만 공개하는데 모든 확률을 공개하는 법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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