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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혜 "'어마그' 출연 행운…'박은빈 닮은꼴' 칭찬 영광이죠" [N인터뷰]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23-06-07 07:00 송고
아크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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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영 중인 KBS 2TV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극본 백소연/연출 강수연, 이웅희)는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로, 과거 연쇄살인 사건의 진실을 찾아 나선 윤해준(김동욱 분)과 백윤영(진기주 분)이 서로 목표가 이어져 있음을 깨닫고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배우 서지혜는 극에서 백윤영의 모친인 어린 순애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우등생인 순애는 작가를 꿈꾸는 문학소녀. 하지만 친구 고미숙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급기야 꿈을 빼앗길 위기에 처함에도 용기내지 못해 망설이는 소심한 사람이다. 그러나 미래에서 온 딸 백윤영을 만나 단단하게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배역에 완전히 녹아든 서지혜는 순애가 여린 인물에서 단단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끈다. 특히 언니의 사망, 도둑맞은 글 등 여러 사건을 겪으며 보여주는 세밀한 감정 연기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뉴스1과 만난 서지혜는 순애를 연기하면서 자신도 배우로서, 또 작품에 참여하는 일원으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덕분에 성장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행복하게 연기하고 싶다는 서지혜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저스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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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마주친, 그대'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를 촬영하고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드라마를 보시고 '순애에 너무 잘 맞을 거 같다'면서 미팅을 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셨다. 감독님, 작가님 앞에서 리딩을 했는데 '순애를 찾았다'라고 생각하셨다더라. 그래서 감사하게도 작품에 함께하게 됐다. 쟁쟁한 분이 많으셨을 텐데 나에 대해 확신을 가져주시고, 믿고 선택해 주셔서 감사하다. 지금 생각해도 행운이었다.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데다, 순애가 존재감이 큰 인물이라 부담감도 컸을 듯하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롤이 클 줄 몰랐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감이 커지더라. 우리 작품에 선배님들이 많이 나오시는데 한 분 한 분 다 순애와 관계가 있다. 그래서 호흡을 맞춰야 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럴 때 혹시 내가 선배님들께 방해되거나 민폐를 끼칠까 그게 제일 걱정이었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선배님들이 한 신 한 신 찍을 때마다 감정을 이끌어 내가 빠져들어 연기를 할 수 있게 해 주셨다. 특히 극 중 부모님인 박수영 선배님, 김정영 선배님은 진짜 엄마, 아빠처럼 우리를 생각해 주셔서 연기를 하면 눈만 봐도 확 몰입이 되더라. 함께하면서 '나도 저런 선배가 돼야지'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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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주와 모녀로 만났다.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언니도 내향적인데 나도 그렇다. 그래서 처음엔 마음이 있어도 치대고 이런 걸 못했다. 그런데 엄마랑 딸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애틋함 같은 게 있지 않나. 극에서 모녀로 나오며 연기를 하니까 괜히 언니를 보면 너무 예쁘고 좋고 하더라.(웃음) 요즘은 언니에게 '제 마음은 언제 받아주실 건가요'라고 하면서 구애를 한 번씩 한다.

-순애를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을까.

▶과거와 현재의 순애는 100% 같지 않고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 그 사이 이야기와 변한 과정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현재 순애를 연기하는 이지현 선배님은 촬영 전에 한 번 뵀는데, 실제로 순애 같은 말투를 쓰는 사랑스러운 분이셨다. 또 차분하고 천천히 말씀하시는 편이라 선배님의 말투, 표정 등을 가져가려고 했다. 여기에 낭만과 희망을 품은 순애의 풋풋한 면으로 차이를 두려고 했다.
저스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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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할 때 '디테일'을 중시하는 것으로 안다. 이번에는 어떤 것을 신경 썼나.

▶시청자들은 '윤영이의 시선'으로 극을 따라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엄마의 낭만적인 시절, 소녀의 모습을 보게 되는 거라 윤영이의 눈에도 순애가 사랑스러워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연기했다. 또 모성애를 딸이 느끼면 좋겠다 싶어서 순애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말투와 목소리도 여리게 하고 종종거리면서 걷는 등 그런 디테일을 신경 쓰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혹은 장면이 있다면.

▶언니 경애에게 돈 50만 원을 주는 장면이다. 언니에게 '팩폭'의 말을 들은 순애가 '언니는 그렇게 살 거야? 나는 아버지가 해주는 대로 그렇게만은 안 살 거야, 까짓것 과외 좀 안 받아도 할 수 있어, 언니도 그러는데 필요한 거면 보태 써'라면서 돈을 주는 장면인데, 그 대사를 하는 순애가 너무 멋있었다. 이외에도 후반부에 갈수록 공감 가는 대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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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을 마친 뒤 동료 배우 혹은 스태프들에게 들은 코멘트가 있는지.

▶촬영이 끝난 뒤 스태프들이 내게 '같이 촬영하면서 사람으로서 좋았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말이 정말 기억에 남는다. B팀 카메라 감독님은 쫑파티 때 '네가 오면 촬영장 분위기가 밝아졌다, 너무 고맙다'라면서 칭찬을 해주시더라. 감동을 받아 울기도 했다.

-극 중 박은빈 닮은꼴로도 화제를 모았다.

▶그런 말씀을 해주시니까 나는 좋은데 한편으로는 한참 후배가 (선배님) 닮은꼴로 언급되는 게 괜찮으실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 나는 너무 영광이다.

-시청자들의 반응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나를 보고 '하트시그널' 시즌1에 나왔던 그 사람이냐며 놀라시더라. 이전에는 쇼트커트를 했는데 이번에 머리를 붙여서 알아봐 주신 것 같다. 사실 6년이 지났고 그 사이 여러 작품에 출연했는데 모르셨던 건 과거의 나를 그 캐릭터로 봐주신 것 아닌가. 그래서 오히려 뿌듯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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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에게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통해 배우로서 시야를 넓힐 수 있게 됐다. 많은 스태프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걸 보고 나 역시 그중 한 명으로 최선을 다해야지 싶더라. 같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게 뿌듯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내겐 정말 소중한 작품이다.  

-이대 재학 중 배우로 데뷔한 이력이 특이하다. 언제부터 배우를 꿈꿨나.


▶원래 공부에 관심이 없었고 고등학교 때부터 배우를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연기하는 걸 반대하셨다. 당시엔 내가 공부도 못하니까 못 미더워하시는 부분이 있었다. 아무래도 배우가 불안정한 직업이라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게 중요하니, (공부를 해서) 그런 의지를 보여주면 그 이후의 삶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하셔서 정말 그때부터 불타올랐다. 진짜 열심히 공부했고, 논술도 2주 동안 고시원에서 지내면서 준비했다. 그렇게 이화여대에 합격하고 이후 운 좋게 배우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부모님도 처음엔 정말 걱정이 많으셨다. 이 직업에는 운도 따라야 하지 않나. 그럼에도 여기까지 왔으니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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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시그널'을 통해 얼굴을 알렸고, 이어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꾸준히 작품에 출연 중인데 그간 걸어온 길에 만족하는지.

▶만족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도전할 게 끝이 없어 보인다. 이게 원동력이 돼 앞으로 잘 나아가려고 한다.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배우로서 목표는 없다. 목표를 정하면 그게 이뤄질지도 모르고, 이뤘을 때 허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목표가 삶의 전부가 되면 안 된다. '배우가 내 전부,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 그냥 지금 가장 행복한 일을 하고 싶다. 관심 있는 일을 하다 보면 더 알아갈 게 많고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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