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천안함 자폭' 이래경에 혁신 맡긴 민주…김근태계 환영, 여·비명 철회

여당 "장고 끝 악수" 비명 "또다른 리스크"
민주 "천안함 의견 확인…거취 본인 판단 상황"

(서울=뉴스1) 전민 기자, 정재민 기자, 강수련 기자, 이서영 기자 | 2023-06-05 18:46 송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당의 혁신 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사단법인 다른백년의 이래경 명예이사장을 모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선임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제공)2023.6.5/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5일 혁신기구 위원장에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을 깜작 발표하자 당 내외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당내 김근태(GT)계에서는 이 이사장 선임을 환영했지만, 이 이사장의 천안함 사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과거 발언이 조명받으면서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됐다.
비판이 거세자 지도부도 천안함 사건 관련 발언에 대해 확인하겠다며 다소 기류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당의 혁신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이 이사장을 모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운동권 출신 사업가인 이 이사장은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발기인과 초대 상임위원을 지내 GT계로 통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시절 '이재명 지키기'에 나선 이력이 있어 친명계로도 분류된다.
이 이사장은 2019년엔 이재명 대표가 직권남용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자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를 구성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논란이 된 것은 이 이사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은 과거 발언이다. 과거 천안함 침몰을 두고 자폭이라고 하거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특히 이 이사장은 지난 2월 중국 비행기구의 미국 영공 침범 사건을 거론하며 "자폭 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들이 이번에는 궤도를 벗어난 중국의 기상측정용 비행기구를 마치 외계인의 침공처럼 엄청난 국가위협으로 과장한다"고 적었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폭침 때문이라는 정부 입장과 전면 배치되는 발언인 셈이다.

이 이사장이 과거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석방을 주장했다는 점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석기 석방, 천안함 음모론, 윤석열 퇴진이 민주당의 혁신 방향인가"라며 "장고 끝에 악수라더니, 고작 이런 문제 인물에게 제1야당의 미래를 맡기겠다고 3주 가까이나 시간을 끌었던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에 이래경 이사장에 대해 "간단하게 그분의 발언과 행위를 추려서 살펴보니 저런 노선으로 갈 거면 김어준씨를 혁신위원장으로 선임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비판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쏟아져 나왔다. 홍영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혁신위원장 내정을 철회하라'는 글을 통해 "이 이사장은 지나치게 편중되고, 과격한 언행과 음모론 주장 등으로 논란이 되었던 인물로 혁신위원장에 부적절하다"며 "혁신 동력을 떨어뜨리고 당내 또 다른 리스크를 추가할 뿐"이라고 반발했다.

한 비명계 의원도 통화에서 "(민주당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라며 "완전히 친이(친이재명) 쿠데타를 하겠다는 것이다. 당을 쇄신해야 될 사람이, 당을 완전히 나락으로 끌고 가겠다는 것 아니냐. 번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GT계 등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평련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일부 SNS 표현 등이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혁신위원회 업무와는 다른 문제"라며 "개인적으로는 좋은 분이라 판단한다. 당내에서 의견 수렴을 하고 판단할 문제로 이 대표가 이런 논란을 고려하고 임명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당내 논란이 커지자 지도부의 기류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이 대표 주재 고위전략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이사장과 관련한 여러 논의가 있었고 이 대표는 여러가지 의견을 들었다"며 "그 부분(천안함 발언)에 대해선 본인의 의견을 좀 더 확인해 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수석대변인은 "공직 후보자 검증이 아니라 상설 조직이 따로 있지 않다. 공직 후보자처럼 철저하게 내용을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사전에 최고위 등 지도부와 공유가 있었다"고 했다.

다만 이 이사장의 거취를 두고는 "그와 관련 결정에 대한 이야기는 없이 이 대표가 다양한 얘기를 들었다"며 "본인이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min785@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