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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주 캄보디아우리銀 법인장 "3년내 순익 1억달러…내부통제도 강화"

[세계로 가는 K-금융]⑩철저한 리테일 중심 전략…"올해 질적 성장 집중"
연간 '업무처리 경진대회' 운영해 직원역량 강화…유니폼 등 소속감 고취

(프놈펜=뉴스1) 신병남 기자 | 2023-06-08 06:20 송고 | 2023-06-08 06:26 최종수정
편집자주 "'금융의 BTS'를 만들겠다." 새 정부의 당찬 포부에 발맞춰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진출'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세계 12위 수준인 한국의 경제규모에 비해 'K-금융'의 글로벌 경쟁력은 미미한 실정이지만 그만큼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세계적으로 가속화되는 금융의 '디지털화'는 'IT 강국'인 한국에 절호의 기회다. 동남아시아 등 신흥경제국가를 중심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K-금융'의 글로벌 성과를 조명해본다.
김홍주 캄보디아우리은행 법인장./뉴스1 ⓒ News1 신병남 기자
김홍주 캄보디아우리은행 법인장./뉴스1 ⓒ News1 신병남 기자

"상업은행 전환 2년 차의 고민은 중장기적 성장 토대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고민 없이 실적이란 숫자에 집중한다면 1억달러라는 순이익 목표는 더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안정적인 여신 취급을 위한 내부규정 마련, 전산시스템의 안정화, 직원역량 강화 등 현지 1등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한 단계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이 적힌 티셔츠를 입은 김홍주 캄보디아우리은행 법인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감이 넘쳤다. 실제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상업은행 전환 전인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평균 4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순이익 상승 가도를 달린 것은 김 법인장이 지난 2010년 우리은행 글로벌전략부에 근무할 때 이미 캄보디아 진출 계획에 대한 고민을 마쳤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캄보디아는 코로나19에 따른 후폭풍으로 관광·섬유봉제·부동산 등 주력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 하지만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위기 속에서 그간 발견하지 못한 문제를 찾고 내부통제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다는 기회를 찾고 있다. 직원들 역량관리에도 힘써 한국 특유의 빠른 서비스를 통해 리딩뱅크로 도약하려 한다. 당장 오는 2025년까지는 작년 2배인 순이익 1억달러(1307억원) 달성이 목표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의 한 지점이 마감업무를 보고 있다./뉴스1 ⓒ News1 신병남 기자
캄보디아우리은행의 한 지점이 마감업무를 보고 있다./뉴스1 ⓒ News1 신병남 기자

◇ 리테일 잠재력 큰 캄보디아 금융시장…'상업은행 2년차' 양적·질적성장 확대 

캄보디아우리은행은 프놈펜 시내 중심을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는 지역 중심지 모니봉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4년 현지 여신전문회사인 '말리스'를 인수하면서 캄보디아에 진출했다. 2018년 현지 저축은행 '비전펀드캄보디아'를 추가로 인수해 'WB파이낸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2년 뒤인 2020년 말리스와 WB파이낸스를 합병한 후 2022년 1월 상업은행 캄보디아우리은행을 출범시켰다.

캄보디아 시장은 잠재성이 크다. 지난 2021년 기준 캄보디아 금융기관 총대출은 464억달러(60조6448억원)로 전체 시장 규모는 우리은행의 17% 수준에 그친다. 다만 캄보디아는 아직 제조업은 약하고, 금융시장도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리테일 중심이다. 우리은행도 캄보디아 시장 공략을 위해 리테일 영업기반 확대를 중심으로 한 '3단계 상업은행 진출 전략'을 세우기도 했었다.

김 법인장은 "현지 은행들도 리테일 중심의 영업을 하고 있을뿐더러 애초에 현지 금융사를 인수할 때도 이러한 관점에서 영업 기반 강화를 고심했었다"며 "상업은행으로 전환되고 나서 카드나 외환, 수출입 등 영업을 더 취급할 수 있게 됐고 또 확대해야겠지만, 아직은 그 정도의 금융에는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리테일 중심 영업이란 판단은 주효했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의 실적을 보면 △2019년 1652만달러(216억원) △2020년 2594만달러(340억원) △2021년 4262만달러(558억원) △2022년 4634만달러(607억원) 등 코로나19 시기에도 견조한 순이익을 시현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41.0%다.

올해는 현지 실물 경기가 좋지 않아 잠시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앙코르와트 관광객 수가 코로나 이전에 비해 5분의 1 수준인 데다 섬유봉제업 축소, 중국 부동산 자본 투입도 위축세다.

연간 계획으로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검사‧상시감독 등 내부통제를 주요 목표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관련 업무를 보는 인원도 200명이다. 캄보디아 내 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내부통제 제도를 운용 중이라는 설명이다.

구광희 캄보디아우리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지 은행 자본규제(바젤1·2)가 혼재돼 있어 주재원이 정확한 기준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서류 하나당 세 번 이상 리뷰가 되는 시스템을 만들었기에 아마 캄보디아 내에서는 내부통제와 관련해서는 규모 대비 이 같은 시스템을 갖는 금융사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홍주 캄보디아우리은행 법인장 집무실에 연간 직원 교육 스케줄 표가 걸려있다./뉴스1 ⓒ News1 신병남 기자
김홍주 캄보디아우리은행 법인장 집무실에 연간 직원 교육 스케줄 표가 걸려있다./뉴스1 ⓒ News1 신병남 기자

◇ 1시간 넘는 업무 처리 속도는 'NO'…직원 유니폼으로 소속감도 강화

캄보디아우리은행이 리딩뱅크 도약을 위해 시도하는 또 다른 것은 높은 수준의 고객 서비스다. 이를 위해 직원 역량 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캄보디아우리은행 직원 수는 4229명. 이중 한국에서 파견된 직원은 10명에 불과하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직원들의 은행업에 대한 종합적 역량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 법인장 집무실 뒤쪽에는 직원들에게 운영하는 연간 교육 스케줄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특히 김 법인장은 고객을 집접 대하는 출납계 직원의 조작이 빨라야 한다는 판단이다. 상업은행 전환 이후 프리미엄 연수원을 지어 전산을 조작할 수 있는 컴퓨터실을 마련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연수 이후에도 영업점 불시점검인 '미스테리 쇼핑'을 통해 직원 숙련도를 평하는가하면 그 과정에서 대고객 서비스 저하가 인프라 문제인지 인적 문제인지를 지속 체크하고 있다.

구 CFO는 "현지 1등 은행도 일부 업무를 처리하는 데는 1시간 이상이 처리되기도 한다. 한국계 은행으로써 이 같은 업무처리 속도는 부적절하다고 본다"며 "출납계 직원 직원들의 경우 업무 처리 역량을 경쟁하는 '오퍼레이션 컴피티션'을 매년 운영해 시상하는 는 등 자체적인 동기부여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의 소속감 향상과 은행 인지도 개선을 위해 우리은행 로고가 적힌 직원 유니폼도 도입했다. 유니폼을 입는 게 국내 정서와 달리 현지 직원들은 거부감이 적고, 현지도 은행원이 고소득 직업으로 분류되는 점을 반영했다. 디자인은 직원 공모를 통해 마련했다.

김 법인장은 "리테일 중심이기에 성장을 위해선 현지 대중들에게 익숙한 이름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며, 유니폼을 통해 출퇴근하는 4000여명의 직원을 통해서도 효과를 내려는 것"이라며 "인지도 향상은 새로운 상품에 대한 고객 유입, 우수 인력 영입 등에도 함께 적용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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