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특전사 동지회, 오월대책위 반발에 반쪽짜리 5·18묘지 참배(종합)

"참배하겠다"-"돌아가라" 양 단체 극심한 마찰
경찰 제지에 민주의문 앞서 묵념으로 참배 대체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이수민 기자 | 2023-06-03 13:22 송고
3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앞에서 시민단체가 사단법인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의 참배를 막은 가운데 임성록 특전사회 고문과 임근단 어머니가 이에 항의하고 있다. 이날 1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는
3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앞에서 시민단체가 사단법인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의 참배를 막은 가운데 임성록 특전사회 고문과 임근단 어머니가 이에 항의하고 있다. 이날 1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는 "지난 2월19일 두 공법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와 특전사동지회는 '용서와 화해를 위한 대국민공동선언'이란 정치쇼를 펼치며 민주묘지를 짓밟았다"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오월정신을 훼손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세력과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2023.6.3/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특전사동지회와 5·18 공법단체,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가 '특전사의 오월영령 참배'를 두고 3일 마찰을 빚었다.

대책위는 특전사동지회 등의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를 '진정성과 사죄 없는 정치적 쇼'로 규정했고, 특전사 동지회와 공법단체는 '대책위가 오월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맞서는 등 용서와 화해 대국민 국민선언으로 쌓여왔던 갈등을 표출했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특전사 동지회 회원들과 그 가족 등 30여명, 공법단체인 5·18부상자회, 공로자회 회원 5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50분쯤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왔다.

이 시간 18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는 특전사 참배를 막기 위해 국립묘지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민주의문을 막아서고 있었다.

공법단체가 도착하기 전에 개인 자격으로 민주묘지를 참배하려던 일부 특전사 동지회 회원들은 대책위의 강한 저항에 막혀 민주의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3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앞에서 시민단체가 사단법인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의 참배를 막은 가운데 임성록 특전사회 고문과 임근단 어머니가 이에 항의하고 있다. 2023.6.3/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3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앞에서 시민단체가 사단법인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의 참배를 막은 가운데 임성록 특전사회 고문과 임근단 어머니가 이에 항의하고 있다. 2023.6.3/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이어 공법단체들과 특전사 동지회가 대열을 이뤄 민주의문을 통과하려 했으나, 물리적 충돌을 우려한 경찰력에 가로막힌 상태로 대책위와 30분 넘게 실랑이를 벌였다.

대책위 측은 특전사 동지회를 향해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물러가라", "특전사는 학살자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참배를 막았고, 특전사 동지회와 공법단체는 "우리는 사죄를 하러 온 것인데 시민단체도 아닌 단체가 우리를 왜 막아서느냐"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이 중 일부는 서로를 향해 고성과 욕설을 쏟아냈고,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임성록 특전사동지회 광주전남지부 고문의 손을 잡고 참배에 함께 나선 5·18희생자 유족 임근단 여사도 민주의문을 넘지 못했다.

임근단 할머니는 "지난 세월 그 누구도 우리 앞에서 용서를 빈 사람이 한 번도 없고, 우리 눈에 있던 눈물을 닦아준 사람도 없었다"며 "그런데 이제 특전사가 그 먼 데서 온 걸 들어가지도 못하게 막는 것이 부끄럽고, 텔레비전에 이런 모습이 나올 것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외쳤다.

결국 묘지로 들어가지 못한 특전사 동지회 등은 민주의문 앞에서 오월영령에 대한 묵념을 올리는 것으로 반쪽짜리 참배를 하고, 되돌아갔다.

3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앞에서 시민단체가 사단법인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의 참배를 막고 있다.2023.6.3/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3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앞에서 시민단체가 사단법인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의 참배를 막고 있다.2023.6.3/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황일봉 5·18부상자회장은 "참배를 막는 단체는 정치단체이지 시민단체가 아니다. 5·18의 역사도 모른다"며 "오월단체 피해자들은 1980년 5월18일부터 27일 사이 진압군으로 왔던 3공수, 7공수, 11공수 등의 사단을 차례로 방문하며 사죄를 받았다. 대책위가 특전사 사죄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냐. 진정한 사죄의 조건이 무엇인지 거꾸로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기만적인 대국민 공동선언 폐기와 광주·전남 시도민에게 진실한 사죄 없는 특전사동지회의 5·18민주묘지 참배는 결단코 허용할 수 없다"며 "지난 2월19일 두 공법단체와 특전사동지회는 '용서와 화해를 위한 대국민공동선언'이란 정치쇼를 펼치며 민주묘지를 짓밟았다. 어떠한 경우에도 오월정신을 훼손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세력과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특전사 동지회는 이날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2층 대동홀에서는 '5·18 유족 어머니와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의 만남과 당부' 행사를 개최했다.


star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