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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차정숙' 엄정화 "남편 서인호 최악…나라면? 로이킴 선택" [N인터뷰]②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3-06-05 06:10 송고 | 2023-06-05 08:37 최종수정
배우 엄정화 /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엄정화 /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정말 다시 제 전성기가 왔나요? 너무 행복한데, 믿기지 않아요"라며 엄정화가 웃었다. 다시 엄정화의 시대다.
1993년 데뷔한 엄정화는 가수와 배우 사이의 장벽을 깨고 30년간 대중의 곁에서 연기와 노래를 들려줬다. 두 분야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며 사랑받은 그는 안주하지 않고 늘 도전해왔다. 파격적인 무대를 꾸몄고 새로운 콘셉트에 도전했으며, 믿고 보는 연기력으로 다양한 장르 속 인물로 분했다. 나이나 결혼 등 대중 연예인에게 주어진 편견 어린 시선, 갑상선암으로 다시 노래를 부르지 못할 뻔했던 위기를 넘어 엄정화는 다시 대중 앞에 섰다.

그는 지난 4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연출 김대진)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열연했다. 집안일에 파묻혀 살던 차정숙이 늦은 나이에 다시 꿈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 남편의 불륜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지만, 좌절한 가운데에서도 차정숙은 오롯이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나선다. 엄정화는 스스로 차정숙이 되는 것은 물론, 보는 사람들도 차정숙을 응원하길 바랐다. 더불어, 차정숙처럼 늦은 나이에 좌절하지 말고 무엇이든 도전하는 용기를 갖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연기했다.

동시기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그는 김완선 이효리 등과 함께 무대에 선다. 예전 추억을 재소환하는 것뿐만 아니라, 요즘 세대에게 더욱 새로운 분위기로 다가서는 가수 엄정화다.

배우이자 가수 엄정화로 사는 요즘 그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때로는 차정숙으로 불리고, 자신을 모르는 어린 친구들에게 엄정화로 불리는 게 신기하단다. 차정숙을 통해 스스로 찾는 행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결말에 대한 여러 추측이 나온다. 결말에 만족하나.

▶서인호의 간을 이식받고 집에 눌러 앉을 것 같다든가, 로이킴과 남매가 아니냐는 반응도 있더라. 그런 추측도 재미있다. 일단 결말은 굉장히 마음에 든다. 정숙이가 오롯이 정숙의 길을 택한다. 그렇게 선택할 수 있는 정숙이가 너무 좋았다.

-엄정화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나라면 로이킴? (웃음) 그냥 로이랑 잘 되면 안 되나? 하하.
배우 엄정화 / JTBC 닥터 차정숙 제공
배우 엄정화 / JTBC 닥터 차정숙 제공

-서인호 같은 남편은 어떤가.

▶최악이다. (웃음) 사랑할 수 없다. 서인호가 귀여워 보인 것은 김병철씨가 연기해서 그렇다. 나도 '인호가 병철 배우여서 너무 행복하다, 복 받았다'라고 했다. 정말 쓰레기인데 밉지 않게 연기했다. 최고의 배우였던 것 같다. 연기하면서 얄미워 보일 때도 있었다. 눈 앞에서 거짓말을 하고 갑자기 나중에 빵을 보내주고 그런 건 얄밉더라. 배우들이 사랑스럽게 연기해서 그런 점을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배우들을 집에 초대한 적도 있다는데.

▶너무 즐거웠다. (작품을 할 때) 배우들끼리 불편하면 어쩌나, 오해하면 어쩌나 그런 상황이 있는데 이 작품은 전혀 그런 게 없었다. 감정연기를 공유했고 가끔 만나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기했다. 나는 방송에서 집을 공개한 적도 있어서 너무 편하게 배우들을 초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이미 다 보여드렸는데 뭐, 그런 마음이었다.

-딸(이서연 분)이 감정연기에서 눈물이 나오지 않자, 꼭 안아주었는데. 그 뒤로 연기가 잘 풀렸다.

▶배우들은 이 감정을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걱정하느라 촬영 전날에 잠을 못 잔다. (이서연은) 신인이기도 하고 어린 친구들이 그런 게 어렵지 않나. 감정이 언제 올라올지 어려워서 몇 번 시도하다가 안되니까 포기하려고 하더라. (현장) 눈치도 보일 거다. '다음 신 할게요' 하는데 그 마음이 어떨지 이거 끝나고 돌아갈 때 얼마나 괴로울지 그 마음을 내가 아니까 '한 번 더 하자'고 하고 안아줬다. 그런 식으로 감정을 만져주는 게 연기에 도움이 될 것 같더라.
배우 엄정화 / JTBC 닥터 차정숙 제공
배우 엄정화 / JTBC 닥터 차정숙 제공

-본인의 신인시절에도 그런 선배가 있었나.

▶아니요. (웃음) 그래도 같이 하는 배우들이 보내는, 무언의 응원이랄까 그런 게 느껴지면 확실히 도움이 된다. 직접적으로 안아주지 않아도 그게 느껴진다. 아, 지금 생각나는 사람은 김주혁씨. '주혁아 나 손 좀 잡아줘' 그러면 손을 꼭 잡아줬다. 이렇게 손을 잡아주는 게 '너 괜찮아, 내가 같이 있어' 이런 느낌으로 위로가 됐다.

-동시기에 활동한 명세빈과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났다. 신인같은 마음으로 하시더라. 자기가 읽는 거 들어봐달라고 하고, 집에도 오고 같이 리딩도 했다. 승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하더라. 명세빈씨는 모든 상대배우와 만나서 리딩을 한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너무 놀랐다. 확인에 확인을 하면서 연습했다. 그래서 명세빈씨가 표현한 승희가 빛이 나는 것 같다. 나는 정말 감동이었다.

-후반에 차정숙이 모든 비밀을 알게 된 후 감정연기는 어떻게 준비했나.

▶딸이 알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정숙이가 느낀 배신감, 자기가 바보로 살았다는 걸 느낀 후 모든 감정, 우리 아들 딸에게 상처를 줬구나 감정들이 너무 크게 다가왔다. 계단신은 정말 엄청 오래 찍었다. 금방 끝날 감정들이 아니어서 많은 스태프들이 그 감정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줬다. (불륜을) 알고 나서는 차정숙의 감정이 변하는 점도 신경을 썼다. 그 뒤로 차정숙은 엄청 무거운 감정을 느낀다.
배우 엄정화 / JTBC 닥터 차정숙 제공
배우 엄정화 / JTBC 닥터 차정숙 제공

-필모그래피를 보면 여성서사 작품의 타이틀롤을 많이 맡았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나도 필모를 보면 (배역) 이름이 (제목에) 나와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오수정' '오케이마담' '미쓰와이프' 등 이유? 글쎄, 뭘까. 혼자 타이틀롤을 가지고 가니까 그게 항상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성취감도 있는 것 같다.

-'댄스가수 유랑단'과 같은 시기에 방송이 됐다. 전성기를 다시 맞았는데.

▶'차정숙'은 작년에 촬영이 끝났고 방송 시기가 겹쳤다. 내가 지금 전성기인가? 내가 마흔이 된 후 그 다음 앨범을 만드는데 8년이 걸렸다. 그 전에는 연기와 앨범 활동을 같이 했다. (두 분야 같이 활동하는) 감정을 다시 만나는 느낌이다. 동시에 가수, 배우로 활동하는 게 너무 오랜만이기에 개인적으로는 감회가 새롭다.

-노래방 장면에서 엄정화의 모습을 기대하는 반응도 있었는데.

▶사람들이 왜 그때 '페스티벌'을 안 불렀냐고 하더라. (웃음) 차정숙은 아마 노래방도 잘 안 가봤을 것 같다. 최대한 어린 감성으로 부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무대에 대한 열망이 보이더라.

▶'유랑단'은 뭔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시기의 어린 친구들은 나에 대해 잘 모르지 않나. 내가 어떤 노래를 했고 어떤 무대를 했는지 지금 이 시기에 보여주는 게 되게 재미있을 것 같더라. 어떻게 보면 또 예전 노래를 부른다고 반복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있지만 지금 세대에는 그게 새로운 느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나 이런 사람이었어' '이런 가수도 있었어' '이효리도 있고 김완선도 있고 한 번 들어봐봐' 같은 마음으로 참여했다. 

<【N인터뷰】③에 계속>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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