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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이종섭 국방장관 제20차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

(싱가포르=뉴스1) | 2023-06-03 13:07 송고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 (공동취재) 2023.6.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 (공동취재) 2023.6.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국방부장관입니다.

국제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샹그릴라 대화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지역긴장 해결'이라는 주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샹그릴라 대화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렇게 국제적인 안보회의를 그동안 성공적으로 이끌어오신 존 칩맨 국제전략문제연구소장님과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테오치힌 국가안보 조정장관께 특별히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근 복합적인 안보 도전들로 인해 역내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역사적·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한 국가간 갈등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안보환경은 매우 불확실합니다.

또한, 감염병, 기후변화, 사이버범죄, 테러 등 비전통적 안보위협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미사일 개발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 지켜왔던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SRBM, ICBM 등 다양한 사거리와 탄종의 미사일을 개발하여 작년에 이어 올해 초까지 역대 최대 빈도와 강도로 도발하였습니다. 또한, 3일 전인 지난 5월31일에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면서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우주발사체를 발사하였습니다.

특히, 북한은 7차 핵실험 준비를 완료한 가운데, 지난해 9월 핵무력 정책 발표를 통해 '선제 핵공격'을 시사하며 핵사용 위협을 노골화하였습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사용하여 특정 국가를 선제 공격하겠다고 협박하는 유일한 국가입니다. 이와 같은 북한의 행태는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했던 1991년 남북 간 약속의 파기입니다.

또한,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사회가 지켜온 핵 비확산체제에 정면으로 반하는 불법 행위입니다.

북한의 무분별한 핵·미사일 개발은 핵확산에 대한 우려를 증가시키고, 역내 군비경쟁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각국의 안보비용이 가중되는 안보딜레마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정부가 한일 간 그리고 한미일 간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역내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입니다. 그만큼 북한의 위협은 역내 안보구조를 뒤흔드는 중대한 도전인 것입니다.

더불어, 더욱 심각해지는 북한의 인권문제도 인류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대한 큰 위협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오로지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만 집착하며, 식량난과 경제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의 삶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4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하여, 핵·미사일 개발에 지불한 비용으로 식량을 구입했다면, 북한 주민들이 지금처럼 굶주리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 유린 실상도 심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 주민들은 유엔이 규정한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채 최악의 인권유린 상황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세계인권선언 제2조는 "모든 사람은 모든 유형의 차별로부터 벗어나,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은 세계인권선언 등 국제사회가 지키고자 하는 보편적 가치에 역행하고, 인태지역의 자유, 법치, 인권 등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문제는 더 이상 개별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인태지역 구성원 모두가 함께 규탄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과제인 것입니다.

지난 수년간 우리 정부는 따뜻한 손을 내밀면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는 북한의 선의에 기대어 북한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주창했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결국 가짜였으며, 허구임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비핵화 대화, 관계개선 논의가 진행되는 중에도 북한은 플로토늄 및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가동하였고,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계속 고도화하는 등 불법적 활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는 북한이 최근 공개해온 각종 핵·미사일 무기들을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북한 주민의 삶은 궁핍해졌으며, 인권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북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뜻을 함께하여 북한이 올바른 방향으로 생각과 행동을 바꾸도록 설득해 나가야합니다. 이를 통해 한반도와 역내의 진정한 평화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해 5월 대한민국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한국군의 능력과 태세를 강화하고, 동맹인 미국과 함께 강력하고 압도적인 능력으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핵 개발은 단념시키는 노력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 정부는 김정은 정권이 대화와 외교의 문을 열고 비핵화의 길로 돌아선다면, 경제와 민생의 획기적인 개선을 지원하겠다는 '담대한 구상'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부 국가들은 '규칙 기반의 질서'를 위반하는 북한의 불법적 행태를 방기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가 유엔안보리를 통해 결의했던 대북제재의 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책임 있는 국가들의 반대로 인해 지난해 북한의 전례없는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단 1건의 추가적인 유엔안보리 결의도 채택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김정은 정권은 가상화폐를 탈취하고, 해외노동자 파견, 해상 불법 환적 등을 통해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위협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북한의 불법적 행태를 좌시할 경우, 이는 한반도와 인태지역을 넘어 전 세계의 안보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며, 이로 인해 우리들의 안보비용도 함께 늘어날 것입니다.

그러므로, 태평양을 사격장으로 삼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 대한민국과 함께 힘을 모아 변화를 이끌어 냅시다.

먼저, 북한문제는 우리 공통의 문제라는 인식 하에 불법적 행위를 함께 규탄해야 합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더 이상 방관하거나 옹호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함께 지켜왔던 국제질서에 반하는 것입니다.

또한, 국제사회가 합의한 기존 유엔안보리 결의를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북한의 불법적 행위를 차단해야 합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과 물자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사이버공조, PSI 등 국제사회의 협력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더불어, 만약 북한이 핵실험, ICBM 발사 등 추가적인 도발을 강행한다면, 유엔안보리 결의안 채택 등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힘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와 같은 우리의 단합된 행동을 통해 다음과 같이 김정은 정권의 셈법을 바꾸어 놓아야 합니다. 북한이 핵 위협과 강압을 통해 얻는 이익보다 그로 인해 부담과 비용이 훨씬 크다는 것을 인식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지금의 불법적 행태를 지속한다면 더욱 고립을 초래할 뿐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강압과 위협을 통해서는 절대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점을 북한 정권이 각성토록 해야 합니다. 그러한 가운데, 북한이 대화의 문을 열고 새로운 길을 선택한다면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지금껏 인류가 발전해 온 과정은 보편적 가치인 자유, 인권, 법치 등을 구현하기 위한 끊임없는 여정이었습니다.

우리 정부가 지난해 12월 '자유·평화·번영의 인태전략'을 발표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자 노력하는 것도 이 여정에 힘을 보태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여정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한반도의 불안정은, 결국 인태지역과 세계안보의 불안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인태지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제고하는 공동의 안보이익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강력한 힘으로 억제하면서 대화와 외교를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적극 견인해 나갈 것입니다.

평화로운 한반도는 우리 모두의 안보이익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북한이 대화의 문을 열고,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계속해서 힘을 모아주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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