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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염' 예보 전기료 또 오르나…3분기 요금결정 'D-30'

상반기 kwh당 21.1원 올랐지만 적정요금 못미쳐 인상 압박 여전
총선 앞둔 당정 동결 내지 소폭인상 무게…요금 결정체계 개편 추진

(세종=뉴스1) 심언기 기자 | 2023-05-31 05:55 송고 | 2023-05-31 08:41 최종수정
 서울의 한 주택가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 2023.5.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의 한 주택가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 2023.5.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역대급 폭염이 예보된 가운데 전력 피크시즌인 3분기 전기요금 결정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진통 끝에 2분기 전기요금이 kwh(키로와트시)당 8.0원 올랐지만 아직 생산원가에는 턱 없이 못미치는 수준이어서 인상 압박은 여전하다. 소비자 물가와 여론 동향 등을 감안하면 동결 내지 소폭 인상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31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전력수요 피크 시즌인 7~9월 전기요금은 6월30일까지 확정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간 사전조율 및 당정협의 등을 거쳐 인상 여부 및 요금이 결정되면 한국전력공사(015760) 이사회, 전기위원회 심의·의결 등 절차를 거쳐 3분기 요금이 확정된다.

전기요금 결정이 미뤄지는 사상초유의 사태 끝에 지난 16일부터 kwh당 8원이 오른 지 한달 반 만에 또다시 3분기 전기요금 이슈가 불거질 수밖에 없어 당정은 인상폭을 두고 고심을 거듭 중이다.

지난해 한전 경영진단 결과 올해 전기요금 인상 필요분은 kwh당 51.6원이다. 1분기 13.1원, 2분기 8.0원이 인상돼 상반기 총 21.1원이 올랐지만 여전히 원가를 감안한 손익분기 예상 가격을 30원가량 하회한다. 산술적으로 남은 3·4분기 15원씩은 올려야 달성 가능한 수치이지만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의 부작용과 여론역풍을 감안하면 실행 가능성은 매우 낮다.

산업부와 에너지업계는 인상 필요분을 모두 반영하진 못하더라도 최대한 근접한 수준까지 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장 수치로 확인되는 한전 부채는 물론 폭풍의 눈으로 떠오른 한전채, 노후 송전선로 교체 차질에 따른 대규모 블랫아웃 사태 발발 가능성 등 부가적 부작용이 한둘이 아니라는 점을 내세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요금 결정과 관련해선 결정된게 아무 것도 없고, 향후 절차에 따라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요금이 조금 오르긴 했지만 전력생태계 정상화를 위해선 더 큰 폭의 인상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3분기 전기요금 역시 정부여당 차원에서 정무적 판단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5월 전기요금 및 6월 전기요금 사용량 추이, 하절기 장기예보 및 그에 따른 전력 수요량 예상치·수급대책 등을 모두 감안해 마지노선인 6월30일까지 안갯속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는 하절기 '누진제'를 적용하는 요금체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택용 전력은 300kwh까지는 kwh당 120원이지만, 301~450kwh 구간은 214.6원으로 요금이 78.8% 급등한다. 450kwh 초과분에 대해서는 307.3원이 적용돼 자칫 잘못하다가는 '고지서 폭탄'을 받아들 수 있다.

국회 산중위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전기요금을 올린지 얼마 안 됐는데 또 올린다고 하면 국민들의 저항감이 클 것"이라며 "국제유가, LNG가격이 지난해에 비해서 하락하는 등 최악의 파고는 넘었으니 점진적 요금 정상화로 가닥을 잡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관건은 여론 동향과 국정지지율이 될 것"이라며 "총선이 가시권에 들어온 시점에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전기요금을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5.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5.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한편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올여름 한반도는 태평양 수온 급상승에 따른 '수퍼 엘니뇨'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통상 여름철 전력수요는 산업체 여름 휴가시즌 직후이자 기온이 정점에 이르는 8월 초중순 정점에 달하지만 최근에는 7월에도 이상고온 현상으로 전력피크가 당겨지는 경향이 있다.

산업부는 이에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등 전력 유관기관과 함께 6월 마지막주부터 비상 관리체제에 돌입한다. 지난해까지는 7월부터 '전력수급 종합상황실'을 24시간 합동 운영했지만 올해는 기상상황 등을 감안해 한 주 앞당겼다.

아울러 분기별로 되풀이되는 전기요금 관련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산업부는 전기요금 결정체계 개편도 고심 중이다. '거수기' 역할을 하며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전기위원회 등 제도 전반 개편방안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며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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