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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최초 한국계 감독' 피터 손, 이민 2세 경험 녹인 '엘리멘탈' (종합)[N현장]

디즈니·픽사 신작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23-05-30 14:01 송고
피터 손 감독이 30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엘리멘탈'은 불·물·공기·흙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2023.5.3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피터 손 감독이 30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엘리멘탈'은 불·물·공기·흙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2023.5.3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우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영화를 만드는 동안 두 분이 세상을 떠나셨어요. 부모님은 여기(한국)서 자라셨고 저에게 큰 애정과 사랑을 보여주셨어요. 두 분 덕분에 모든 것을 영화에 담아낼 수 있었죠. 남다른 느낌입니다."

디즈니·픽사 신작 애니메이션 '엘리멘탈'로 내한한 한국계 감독 피터 손이 벅찬 심정을 밝혔다.
30일 정오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엘리멘탈'(감독 피터 손) 내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픽사 최초 한국계 감독인 피터 손 감독과 이채연 애니메이터, 진행자 박경림이 함께 했다.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76회 칸 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며 '굿 다이노'의 피터 손 감독이 연출했다.

이날 피터 손 감독은 "(영화 속)파이어타운은 이민자 구역이다, 내가 어릴 때 뉴욕에서 자란 경험을 반영했다"면서 이번 영화가 이민 2세로서 자신이 경험한 것들이 반영된 작품임을 알렸다. 그는 "뉴욕에는 한국인이 모여사는 곳 이탈리안이 모여사는 곳 등 이민자들이 모여사는 곳이 있다, (극중)파이어타운은 하나의 특정 문화를 레퍼런스 삼은 것은 아니었다, 불 자체가 문화 그 자체였다, 그 곳에는 외국인 혐오 차별도 있다, 뉴욕에서 그런 것을 경험한 것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피터 손 감독과 이채연 애니메이터(오른쪽)가 30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엘리멘탈'은 불·물·공기·흙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2023.5.3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div style=" align="absmiddle" border="0" />
피터 손 감독과 이채연 애니메이터(오른쪽)가 30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엘리멘탈'은 불·물·공기·흙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2023.5.3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또한 피터 손 감독은 "자라면서 느낀 것은 여러 민족 공동체가 잘 섞이면서 살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하다는 것이다, 섞이지 못했을 때 어떻게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차이점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담으려고 했다"면서 작품의 의미를 밝혔다.

실제 각기 다른 원소에 속한 캐릭터들이 서로 다른 성질로 인해서 겪는 갈등을 담아낸 '엘리멘탈'은 미국 사회를 반영한 듯한 설정들로 눈길을 끌었다. 서로에 대한 차별과 혐오 등을 드러내는 각 원소 공동체의 모습, 자녀를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한 1세대 이민자들과 그런 부모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압박감을 느끼는 2세대들의 양가 감정 등이 담겼다.

피터 손 감독은 이번 애니메이션이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로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굿 다이노'가 개봉을 할 당시 라디오에 나가서 나는 뉴욕에서 나고 자랐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뉴욕에서 그걸 듣고 내게 한 번 오라고 해서 부모님과 함께 갔었다, 내가 무대 위에 있고 앞을 바라봤는데 우리 엄마 아빠, 동생이 앉아있었다, 그 순간 감정이 복받쳐서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순간 감사하다고 말씀드렸고 희생에 감사하다고, 고생하셨다고 말했다, 그 순간 많은 감정이 북받친 기억이 있다"면서 "픽사로 돌아와서 뉴욕에서 이런 일 있었다고 얘기했다, 주변 동료들이 바로 그 이야기를 영화로 해야한다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이 이야기가 거기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피터 손 감독이 30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엘리멘탈'은 불·물·공기·흙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2023.5.3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br><br>
피터 손 감독이 30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엘리멘탈'은 불·물·공기·흙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2023.5.3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피터 손 감독의 양친은 60년 대 말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간 이민자 1세대다. 피터 손 감독은 "(부모님이)미국으로 이민 오셔서 많은 일을 경험하셨다, 외국인 혐오도 있었지만 우리 부모님을 도와준 분도 있었다, 식료품 가게를 했다, 손님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았다, 신기한 것은 아버지는 영어를 한 마디 못해도 (손님들의 의중을)금방 아시더라, 다 이해하고 공감했다, 그런 공감 능력, 인종의 다양함, 사람들의 다양함 같은 것들을 자라면서 피부로 느꼈다"'고 밝혔다.

피터 손 감독은 자신도 앰버가 겪었던 것처럼 이민 1세대인 부모님과 갈등을 경험했다고 했다. 그는 "내가 형이고 남동생이 있었다, 나는 아버지께서 하셨던 식료품 가게를 물려받게 돼 있었는데, 나는 그림을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부모님은 (그림을 그리면)안 된다고 하셨다, 내가 숙제를 안 하고 공책에 그림만 그리면 엄마가 와서 찢어버리셨다, 그래도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식료품 가게에 애니메이터가 왔다, 아버지가 그 사람에게 연봉이 얼마냐고 물으셨다,그것을 듣고 '그 정도면 됐다.해봐라' 하셨는데 어머니는 그래도 계속 반대하셨다"고 덧붙였다.

피터 손 감독의 모친은 1945년생으로 한국 전쟁을 겪었다. 피터 손은 어린 시절 화가가 되고 싶었던 모친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어머니가 딸 셋 중에 막내 딸이고, 그 밑에 막내 삼촌이 있었다, 모든 것이 아들 위주로 갔다, 어머니는 사실 어마어마한 예술적인 감성 가진 분인데 표출을 못했다, 5세 때 외할머니가 어머니와 삼촌을 데리고 피난을 가고 있었다, 비행기 타야하는데 비행기가 와서 물건을 넣고 아이들을 데리고 가야하는데 엄마는 두고 삼촌만 데리고 가셨다, 그러면서 그 와중에 어머니는 파편에 맞아서 다리에 상처가 났는데 그 상처까지 보여주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어머니는 평생 평등한 기회를 위해서 투쟁하면서 사셨어야 하는 분이었고 예술을 좋아하지만 기회는 가질 수 없는 인생을 살았다, 그것은 본인에게는 아픈 기억이다, 남이 앗아간 미래다, (그림 그리는 것을 반대한 것은)나에게 같은 길을 가지 말라고 하신 것임을 나중에서야 아버지와 함께 이야기 하면서 알았다, 그러면서 실제 어머니가 그린 그림을 봤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우리가 왜 이렇게 많이 싸웠는지 그제서야 이야기를 들으면서 알았다"고 전했다.

피터 손 감독은 자신도 영화 속에서 앰버가 경험한 것과 같은 선입견이나 오해 등을 겪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차별을 겪으면 놀란다, 이방인처럼 느껴지는 것이 있다, (그러나)자라면서 여러 많은 것을 겪고 보면 오히려 나의 정체성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서 "(차별이)내 안의 원소들, 어떤 것이 나를 구성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보면서 조금 더 나를 반추할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피터 손 감독과 이채연 애니메이터(오른쪽)가 30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엘리멘탈'은 불·물·공기·흙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2023.5.3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br><br>
피터 손 감독과 이채연 애니메이터(오른쪽)가 30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엘리멘탈'은 불·물·공기·흙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2023.5.3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또한 "나는 100% 한국인의 피를 가졌지만 미국에서 태어났다, 얼마만큼의 한국적이고 얼마만큼이 미국적인가를 이런 사건들이 있을 때마다 느낀다"며 "그런 사건은 불쾌하지만 나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본인 안의 것을 이해한다, (극 중)웨이드는 물이어서 거울의 역할을 한다, 앰버가 웨이드를 보면서 자기를 알게 된다"고 밝혔다.

물, 불, 공기, 흙 등의 원소를 의인화한 '엘리멘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원소의 캐릭터 표현이었다. '엘리멘탈'에 앞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닥터 스트레인지2' '버즈 라이트이어' 등에 참여한 한국인 이채연 애니메이터는 "아무래도 원소들의 움직임을 설득력있게 표현하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불의 경우 사람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사람의 몸에 불이 붙은 게 아니라 앰버 자체가 불이 되도록 했다, 그것을 감독님이 강조하셨다, 물의 경우에는 일렁임을 어떻게 표현할지 신경썼다, 너무 젤리처럼, 너무 탱탱볼처럼 보이지 않게 밸런스 맞추기 위해 고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엘리멘탈'은 오는 6월14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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