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기지에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입항했다. 2023.5.2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일본 국군주의 상징으로 꼽히는 '욱일'(旭日) 문양의 '자위함기'를 단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이 29일 부산항에 입항했다.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구축함)가 '하마기리'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제20주년 고위급 회의의 일환으로 오는 31일 우리 군 주관으로 실시되는 '해양차단훈련'(이스턴 엔데버 23)에 참가하기 위해 이날 오전 9시30분쯤 우리 해군의 부산작전기지에 도착했다.'이스턴 엔더버'는 지난 2010년·12년에 이어 우리 군의 주관으로 실시하는 세 번째 PSI 관련 다국적 훈련이다. 이번 훈련엔 우리나라와 미국·호주 해군 및 일본 해상자위대의 수상함 7척 및 관련 항공기 6대가 참가한다.

29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기지에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게양한 채 입항했다. 2023.5.2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일본 해상자위대 함선이 우리 군 주관 해양차단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에 입항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2012년엔 우리 군항에 입항하지 않은 채 훈련에만 참가했다.

그러나 국내 일부 단체들은 일본 해상자위대 함선이 이날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자위함기를 매달고 우리 군항에 입항한 사실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욱일기'는 일장기의 태양 문양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햇살을 형상화한 것으로서 1870년부터 옛 일본 육군의 군기로 쓰였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일본은 당시 아시아 각국을 침략하는 과정에서 이 깃발을 전면에 내걸었다.

29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기지에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정박해 있다. 2023.5.2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일본의 욱일기를 옛 나치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자위함기는 중앙의 붉은색 원을 조금 왼쪽으로 치우쳐 그렸단 차이만 있을 뿐 욱일기와 사실상 동일하다.

일본은 1954년 자위대 발족 이후 육상자위대 자위대기와 해상자위대 자위함기로 이 욱일 문양의 깃발을 정식 채택해 사용 중이다.

29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기지에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입항했다. 2023.5.2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그러나 국제관례상 각국의 해군(일본은 해상자위대) 함정은 외국 항구에 기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해군기(일본은 자위함기)를 게양토록 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이를 제한할 방법이 없다. 일본의 자위대법도 자위대 함선에 일장기와 자위함기를 함께 걸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일본 하마기리가 우리 군항에 입항하는 과정에서 욱일 문양 자위함기를 게양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대한 물음에 "함정이 외국에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나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사항"라고 답했다.

앞서 일본 측은 우리 해군이 2018년 11월 제주에서 개최한 국제관함식 당시 자위함기 대신 일본 국기(일장기)만 게양토록 요구하자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아예 행사에 불참한 적도 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