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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인' 李…'모든 것 내려놓으시라' 전 비서실장 유서엔 침묵

한 달 반 만에 재개한 경제·민생 행보 檢 비판에 묻혀
"가장 침통한 건 李"…민주, 한목소리로 檢 향한 비판 쏟아내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2023-03-10 15:15 송고 | 2023-03-10 15:26 최종수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3.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3.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검찰 수사 압박 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 달여 만에 '경청투어'를 재개하며 선정한 곳은 자신을 대선 후보로 만든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였다. 하지만 뜻밖의 비보로 자신의 '사법리스크' 소용돌이에 또다시 휘말리게 됐다.
10일 이 대표의 방문에 경기도는 들썩였다. 세 차례에 걸친 검찰 수사, 재판 참석으로 약 한 달 반 만에 재개한 '경청투어'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날 현장 최고위원회의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물론 경기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하지만 전날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의 극단적 선택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현장 최고위원회는 무거운 분위기 속 진행됐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 사회자인 김남국 의원의 소개에 직원들이 환호했지만 굳은 표정을 유지한 채 가벼운 인사로 대신한 채 1순위던 자신의 발언 기회를 가장 뒤로 미뤘다. 이 과정에서 임종성 의원이 환호를 자제해달라는 의미로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같은 시각 민주당 내부는 당혹스러움과 함께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도를 넘었다는 분노의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 대표 또한 그간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극단적 선택 이후 반응과 다르게 격앙된 반응을 내놓았다.

그는 예정에 없던 발언을 통해 숨진 전씨에 대해 "제가 만난 공직자 중에 가장 청렴하고 성실하고 헌신적이고 유능했던 공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자랑스러운 공직 생활의 성과가 검찰 조작 앞에 부정당하고 지속적인 압박 수사로 얼마나 힘들었겠나"라고 울먹였다.

검찰을 향한 작심 비판 메시지도 내놨다. 그는 "그야말로 광기다.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이 억울한 죽음을 두고 정치도구로 활용하지 마라.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라고 항변했다.

이 대표는 전모씨의 사망에 대해 예고에 없던 발언 와중 호흡을 가다듬으며 감정을 억누르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동안 말을 아꼈던 그는 특히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강조하며 자신의 결백함을 강조했고, 최고위원과 당내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도 이 대표의 결백을 호소했다.

한 달여 만의 '경청투어'도 결국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전씨 조문으로 대체했다.

이마저도 전씨 유족과의 조율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여의찮았다. 이 대표가 검찰을 향해 작심 비판을 하던 중 언론을 통해 전씨가 유서에서 이 대표를 향해 '이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에 이 대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 침묵이 얼마나 이어질진 미지수다. 이에 국민의힘은 물론 시대전환 등 정치권 안팎의 '죽음의 그림자' 비판이 거세지면서 결국 민생 행보로 반전을 꾀하려던 이 대표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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