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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끝나자 깜짝 봄 날씨·하루에 100㎜ 비…이상한 겨울

북극 해빙 감소 영향 -50도 찬공기 유입에 한파 반복 잦아
해외도 역대급 이상고온 증가…브라질엔 하루 600㎜ 폭우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2023-03-09 10:00 송고
지난 1월15일 강원 속초 대포동 도로의 차량이 눈길에 정체되고 있다. (독자 제공) © News1 
지난 1월15일 강원 속초 대포동 도로의 차량이 눈길에 정체되고 있다. (독자 제공) © News1 

가을철(9~11월) 막바지이던 지난해 11월에서 초겨울로 진입하던 12월의 평균기온 하강폭은 11.0도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컸다. '깜짝 봄 날씨'가 찾아왔던 올해 1월 중순에서 설 연휴 막바지이던 1월 하순 사이에는 약 10일 만에 기온이 20도가량 떨어지며 역대급 기온 차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9일 '2022년 겨울철(12~2월)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평균기온(-1.4도)은 직전인 11월보다 11.0도가 내려갔다. 이는 지난 1973년 기상관측망이 전국적으로 확충된 이후 50년 만에 최대 폭이다.

지난 1월13일 평균기온은 9.6도까지 올라갔고, 설 연휴(1월 21~24일) 직후인 25일에는 -10.2도까지 떨어졌다. 1월 중순에서 하순의 평균기온 하강폭은 19.8도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4년 이래 가장 컸다.

한파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지난 겨울의 기온 변동은 기후변화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북극에서 고온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찬 공기를 가둔 제트기류가 느려졌고, -50~-30도의 냉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와 한반도를 얼렸던 것이다.
2022년 겨울철 한파시기 기압계 모식도(기상청 제공) © 뉴스1
2022년 겨울철 한파시기 기압계 모식도(기상청 제공) © 뉴스1

미국 설빙데이터 센터에 따르면 지난 1~2월 북극 해빙 면적은 모두 역대 최소 3위로 추산됐다. 바렌츠해 해빙은 1~2월 모두 각각 역대 최소 1위를 기록해 기후변화 등에 따른 북극 고온 현상을 가늠케 했다.

지난해 12월과 1월, 2월의 평균기온은 각각 -1.4도, -0.8도, 2.5도로 초겨울 추위가 늦겨울(2월)보다 강한 경향이 나타났다. 초겨울과 늦겨울의 기온 차이는 -3.9도로 1973년 이래 가장 컸다.

2월 날씨는 비교적 포근해 한파일수가 0.1일밖에 안돼 역대 가장 적었다.

전국 강수량은 71.6㎜로, 평년의 78.6%에 불과했다. 김정식 기상청 기후과학국 기후변화감시과장은 "(강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저기압이 13개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지만 대부분 북쪽과 남쪽에 치우쳐서 적은 강수 분포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강수량의 40.4%가량은 1월13일 하루에 퍼부었다. 이날 전국 평균 강수량은 28.9㎜가 기록됐고, 경남 거제에는 108.9㎜가 쏟아지는 등 제주도와 남해안에는 매우 많은 비가 내려 호우 특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거제의 폭우 기록은 1973년 이후 겨울철에 하루 새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경남 남해(146.0㎜, 2013년 2월1일)와 2020년 1월27일 울산(113.6㎜) 기록에 뒤이어 역대급으로 기록됐다.

가뭄이 심각한 전남 지역에는 겨울철 3개월 동안 100.5㎜의 비가 내려 평년 수준 강수량이 기록됐다. 다만 광주는 72.2㎜로 평년보다 적었다.

우리나라가 깜짝 봄 날씨와 폭우를 겪는 동안 세계 곳곳에서도 폭우나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선 지난 1월27일 24시간만에 249㎜의 비가 쏟아져서 4명이 사망·실종됐고, 지난 2월19일에는 브라질 상파울루주에 600㎜ 넘는 폭우가 내려서 50명 이상이 사망했다.

겨울철 평균기온이 13~15도인 스페인의 기온은 25.1도(빌바오)까지 치솟았고, 스위스 쥐라(20.2도), 폴란드 바르샤바(18.9도) 등도 역대 1월 일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겨울철 기온은 27도(2월23일)까지 치솟아 149년만에 2월 일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기후위기가 심각해진 시대에 기상청은 기후위기 감시·예측 총괄지원기관으로서 이상기후 변동성을 지속해서 감시하고, 학계와 협력을 강화해 이상기후의 원인을 분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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