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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 TV 판매 반짝 증가…"침체 상황 반전은 어렵지만 변화 계기"

전자랜드, TV 매출 95% 증가…이마트에선 313%↑
TV 수요 부진 완화 기회…"프리미엄 중심 마케팅"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22-11-27 06:40 송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이 23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2.11.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이 23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2.11.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 한파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으로 인해 최근 TV 구매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현재의 글로벌 침체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반전시키긴 어렵지만 변화의 계기는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마케팅 확대에 나서고 있다.
27일 전자랜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2주 동안 TV 매출은 직전 2주 대비 9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도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일주일 동안의 TV 매출은 직전 일주일과 비교해 313% 증가했다.

지난 21일 개막한 월드컵을 앞두고 집에서 생생하게 시청하려는 수요가 생겨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상 월드컵·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릴 경우 기존 TV 대신 새로운 고화질 TV로 경기를 시청하려는 수요가 늘어난다.

삼성전자·LG전자는 해당 기간의 구체적인 판매량을 밝히진 않았지만 일반적인 시기보다 TV 매출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월드컵 호재로 인해 4분기 TV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TV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20% 후반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는 모처럼 맞는 월드컵으로 고객 관심이 회복되면서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한 TV 수요 부진을 완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LG전자 측은 지난달 28일 열린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월드컵 특수 등으로 추가적인 수요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유럽의 경제 상황이 안 좋지만 월드컵이 겨울에 열리고 다른 활동보다 실내에서 TV를 즐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아 추가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마케팅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월드컵을 겨냥해 이달 초부터 최대 40% 할인과 사은품 증정 등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보상판매도 시행하고 있다. LG전자도 국내에선 TV 구입시 할인·캐시백 등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으며 영국법인은 영국축구협회와 공동으로 TV·냉장고 등에 대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LG전자 97형 올레드 에보(LG전자 제공) 2022.8.29/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다만 업계에선 월드컵으로 인해 매출은 소폭 늘어나겠지만 드라마틱한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다 금리 인상·인플레이션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라 소비 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인 만큼 TV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판촉·마케팅을 공격적으로 늘릴 경우 월드컵으로 인한 매출은 늘어날지 몰라도, 원가가 과도하게 높아지면서 오히려 적자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LG전자의 경우 TV 사업에서 매출은 늘어났지만 수익성은 악화되면서 최근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TV 시장 전반이 침체 기조인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전세계 TV 시장 규모는 723억9000만달러(약 96조2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했다. 올해 TV 출하량도 지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마케팅비를 과도하게 지출하지 않으면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월드컵으로 인한 TV 교체도 단순히 싼 제품을 원하는 게 아니라 더욱 크고 화질이 뛰어난 제품을 향한 수요라는 것이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전체 TV 시장 수요는 정체가 예상되지만 프리미엄 수요는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는 회사에겐 긍정적인 환경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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