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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역전패…수백억 사우디 관광대사 메시, '악마'와 계약했나

모국 아르헨 대신 사우디 2030 월드컵 유치 위해 일하는 상황
전문가들 "사우디 '스포츠워싱'에 메시가 쓰이고 있다"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2-11-23 15:48 송고 | 2022-11-23 15:59 최종수정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가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중 옷을 잡아당기는 등 짜증스러워하고 있다. 이날 메시는 전반 10분에 선제골로 앞섰으나 후반 연속 골을 내주며 1-2로 역전패했다. © AFP=뉴스1 © News1 임세원 기자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가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중 옷을 잡아당기는 등 짜증스러워하고 있다. 이날 메시는 전반 10분에 선제골로 앞섰으나 후반 연속 골을 내주며 1-2로 역전패했다. © AFP=뉴스1 © News1 임세원 기자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광을 촉진시키는 등의 비전 2030의 실현을 위해 계약을 맺은 것이 알려졌다. 이는 직접적인 것은 아니지만 사우디의 2030년 월드컵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2일 미국 스포츠전문지 디애슬레틱은 '그는 악마에게 몸을 팔았다-메시, 2030, 그리고 사우디와의 매우 불편한 거래'(He sold himself to the devil-Messi, 2030, and a very uncomfortable deal with Saudi Arabia)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
보도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8년후 치러질 2030월드컵 개최를 위해 각국은 공동 팀을 구성해 유치를 힘쓰고 있다. 현재 스페인·포르투갈·우크라이나가 공동개최를 꿈꾸고 있고, 메시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와 함께 우루과이·파라과이·칠레로 구성된 공동팀도 곧 경쟁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우디 역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이집트·그리스와 함께 공동 개최를 추진중이다. 그런데 메시가 사우디 홍보를 위해 일한다는 것은 곧 아르헨티나가 아닌 사우디의 월드컵 개최를 위해 일하는 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2016년 사우디 전반에 대한 개혁 정책인 '비전 2030'을 내놓았다. 2030년 월드컵 유치와 비전 2030, 그리고 관광 홍보가 다 같은 목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우디 주재 캐나다 대사를 지낸 데니스 호락은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 분야의 전체 개방은 비전 2030의 큰 부분"이라면서 "사우디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신생 투어인 LIV 골프, 메시와 같은 거물에 대한 후원 등은 비전2030을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더 글로벌하게 만들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메시는 2030월드컵의 남미 유치를 위해 뛰었다. 2017년 당시 유럽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 팀 동료였던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와 메시는 팀을 이뤄 모국을 홍보했다. 수아레스는 등번호 20번이 적힌 우루과이 유니폼을, 메시는 등번호 30번이 적힌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어 2030년 유치의 꿈을 표현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 5월 메시가 사우디 홍보대사로 계약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메시의 계약 조건과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언론들은 앞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연간 500만파운드 이상의 사우디 홍보 계약을 거절했다고 보도했고 일부 소식통은 메시의 계약금은 호날두에게 사우디가 제시한 금액의 5배 이상 즉 2500만파운드(약 402억원)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5월 홍해 연안 휴양도시 제다 홍보에 메시를 처음 이용했다. 일몰을 감상하는 사진이나 하이파 알사우드 사우디 공주와 찍은 사진들이 SNS에 사용된 것은 물론, 사우디 관광웹사이트에 메시로 연결되는 페이지까지 생겼다.   

애슬레틱에 따르면 메시 측은 사우디를 홍보하는 것이 아르헨티나의 2030 월드컵 유치 노력과 충돌하는 것 아닌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회피했다. 또 홍보대사 역할을 위해 몇번 더 사우디를 방문할지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아울러 사우디 반체제 인사 자말 카슈끄지 암살 등 사우디의 인권유린 문제,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예멘 분쟁 개입으로 인한 어린이들의 사망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스포츠 행사에 집중하는 것을 두고 서방 언론들은 '스포츠 워싱'(sportswashing)이라고 비판한다. 스포츠 워싱은 스포츠 행사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세탁하는 것을 말한다. 사우디 내에서도 빈 살만 왕세자가 국가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메시의 관광대사 역할이 그것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스포츠 스타들과 왕실을 연결해주는 것은 알 셰이크라는 빈 살만 왕세자의 전 보안요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락 전 캐나다 대사는 "빈 살만의 이미지는 카슈끄지 살해로 인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을 입었고 사우디의 브랜드 역시 퇴색되었다"면서도 "(하지만) 직간접적으로 세계 유명인들에게 더 많이 다가갈수록 사우디의 브랜드를 빛낼 수 있고 빈 살만은 이를 알 셰이크가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사우디는 22일 오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며 2030 월드컵 유치의 좋은 조짐을 보였다.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팀은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최약체 사우디에 어이없이 졌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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