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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금리, 5%마저 뚫었다…레고랜드 '여진' 지속

10월 들어 4%대로 급등…3주만에 5% 벽마저 돌파
"당분간 턴어라운드 쉽지 않아…'추운 연말' 우려"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2-11-09 18:00 송고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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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금리가 5%마저 뚫었다. 가파른 금리인상과 고강도 긴축에 '레고랜드 사태' 등 자금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일까지 터지면서 단기자금 경색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표적인 단기자금 중 하나인 기업어음(CP)의 금리가 5.02%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 1월14일 5.17%를 기록한 이후 13년10개월만에 최고치다. 

CP금리는 지난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급등하기 시작했다.

올 초 1.4% 수준에 불과했던 CP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상반기에 3%대까지 상승했다. 자금시장에선 금리인상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으로 봤다.

상황은 9월 말 강원도가 레고랜드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지급보증을 거절하는 일명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며 급변하게 된다. 지방정부가 지급을 보증해 CP 최고 등급인 'A1' 등급을 받았던 레고랜드 ABCP가 기한이익상실 상황에 처하면서 A1 등급 이하 CP에 대한 불안감이 극도로 치솟은 것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레고랜드 ABCP 기한이익 상실 직전인 9월27일까지 CP금리는 3.24% 수준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레고랜드 문제가 가시화 된 10월19일엔 4.02%로 금리가 껑충 뛰었다. 

금융당국이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긴급 투입하는 '시장안정화 조치'를 발표한 직후인 10월25일에는 CP금리가 4.45%까지 치솟았다. 이후 9일 5% 벽마저 뚫은 것이다. 

이한구 금융투자협회 채권전문 위원은 최근 CP금리 급등에 대해 "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로 일부 우량CP에 대한 매입이 이뤄지며 그동안 반영되지 않았던 금리가 한꺼번에 반영되는 현상이 있었다"면서 "레고랜드 사태 이후 아예 CP매입이 이뤄지지 않다가 그나마 우량채 매입이 이뤄지면서 금리인상분과 국채금리 상승분 등을 고려한 CP금리 인상분이 후행적으로 반영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가 채권시장에서 일부 효력을 발휘하면서 그동안 미처 반영되지 않았던 CP금리 상승분이 반영되 최근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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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후행적으로 반영되고 난 이후 CP금리가 다시 안정을 찾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이 위원은 내다봤다. 

그는 "CP금리가 안정화되려면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바뀌고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흔들렸던 자금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어야 턴어라운드(반전)가 가능한데, 현재로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거래가 되고 있는 CP도 A1 초우량 등급 수준이고 A2 등급 이하 CP는 아직도 경색단계"라고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 기업이 단기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결국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나마 거래가 되는 우량등급 CP가 아닌, 등급이 낮은 CP부터 디폴트를 맞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들도 미리 자금을 비축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로 인해 등급이 낮은 채권보다 우량채로 쏠림현상이 발생하면서 자금 경색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나오고 있다"면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기업은 이번 연말에 아주 추운 겨울을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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