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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엔 '슬픈 꽃다발'…"돌아다니다 보면 만날 수 있을까요"

이태원역 인근에 조화 놓이기도…희생자 추모 행렬 이어져
"톡방서 불러도 답이 없네요"…구조 참여 시민 현장서 오열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박기현 기자 | 2022-10-30 13:16 송고 | 2022-10-30 17:41 최종수정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에 한 시민이 두고 간 꽃이 놓여 있다. 이태원 압사사고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이날 현재 사망 151명, 중상 19명, 경상 63명이다. 2022.10.3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에 한 시민이 두고 간 꽃이 놓여 있다. 이태원 압사사고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이날 현재 사망 151명, 중상 19명, 경상 63명이다. 2022.10.3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인파 속에서 손을 놓쳤는데 친구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살아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30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근처. 전날(29일) 지인 2명과 함께 이태원을 찾은 김지민씨(25)는 흐느끼며 말했다.

김씨는 "친구들과 떨어지지 않으려 손을 잡고 이동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친구 2명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정말 한순간이었다"며 "(이태원 길거리를) 돌아다니다보면 만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고 울먹였다.

김씨와 함께 온 20대 여성 정모씨도 "휴대폰이 꺼져 있어서 연락도 되지 않는다. 병원으로 가야 할지, 경찰서로 가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며 "부디 살아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흐느꼈다.

이날 오전 방문한 이태원 대규모 압사사고 인근 지하철 역인 녹사평역~이태원역은 완전히 통제됐다.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 취재진만 간간이 거리를 지나다녔다. 

사고가 벌어진 곳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번화가인 세계음식거리로 이어진  폭길이 4미터(m) 골목길이다. 골목길에는 신발과 지갑, 신분증 등 개인물품이 남아 있었지만, 이날 새벽 경찰은 신분 확인을 위해 사진을 찍은 후 모두 회수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를 위해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은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오후 12시쯤 40대 남성은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바로 옆 골목에 '근조'라고 적힌 꽃다발을 두고 갔다. 같은 시각 외국인 커플도 이태원역 1번 출구에 헌화를 하고 기도를 한 후 자리를 떠났다.

남자친구와 함께 이태원역을 찾은 장희진씨(23)는 "이태원에서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며 알던 친구 중 한 명이 희생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 (사건현장에) 나와봤다"며 "단톡방에서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답을 하지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이태원 참사에서 사람들에 깔린 시민 10여명을 구조했다고 밝힌 임모씨(65)도 이날 사건 현장을 찾았다.

임씨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골목이 꽉 차서 사람들이 구조를 하고 싶어도 많이 들어가지 못했다"며 "(구조를 하다보니) 힘이 빠졌다. 조금만 더 힘이 있었으면 더 많은 아이들을 꺼냈을 텐데 정말 미안하다"고 오열했다.

현재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실종 전화접수는 20개 회선의 전화와 120 다산콜센터를 통해 받고 있다. 주민센터는 20개 회선의 전화로 접수를 하고 있다.

오전 11시 기준(5시 30분부터 누계) 한남동 주민센터에 접수된 실종자는 총 2249건이다.

한편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사망자가 151명(남성 54명, 여성 97명), 부상자가 82명(중상 19명, 경상 6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피해자 대부분은 10~20대로 나타났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이날 오전 "사망자 중 외국인은 19명으로, 국적은 이란·중국·우즈베키스탄·노르웨이 등이다"며 "당초 외국인 사망자는 2명으로 집계됐으나, 한국인으로 분류된 피해자들의 국적이 추가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망자 수가 늘게 됐다"고 밝혔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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